
국제 금값이 한 달 전 ‘마진콜 쇼크’의 상처를 완전히 회복했다.
2월 25일 CME 코멕스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온스당 5,226.20달러를 기록하며, 2월 초 대비 12% 상승했다. 이는 1월 30일 글로벌 원자재 시장을 강타한 마진콜 사태로 하루 만에 11.39% 급락했던 낙폭을 그대로 되돌린 수치다.
극적 반등의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미-이란 지정학적 긴장이 자리한다.
미국 대법원이 상호관세에 위법 판결을 내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이 ‘안전피난처’로 금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KRX 금시장이 2월 한 달간 5% 상승하며, 설 연휴 이후인 23일에는 1g당 24만 원대를 회복했다.
한 달 만의 극적 반등, 무슨 일이?

1월 30일의 ‘검은 목요일’은 기술적 유동성 충격이었다. 글로벌 선물 거래소들이 일제히 증거금을 올리자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며 금값이 폭락했다.
하지만 2월의 회복은 구조가 다르다. 세계금협회(WGC)는 “지정학적 위험에 더해 AI 주식 거품 우려와 변동성 증가가 금 수요를 뒷받침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금값 상승이 단순 기술적 반등이 아닌 ‘펀더멘탈 기반’이라는 데 주목한다. 키움증권 심수빈·안예하 연구원은 “금 가격이 지정학적 리스크나 불확실성에 더욱 기민하게 반응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과 이란이 세 차례 핵 협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고, 은 현물도 같은 기간 18% 급등하며 90.988달러를 기록했다.
월가는 6,000달러 넘본다… 하지만

월가 주요 은행들은 2026년 금값이 6,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UBS는 연중 6,200달러까지 상승 후 12월 5,900달러로 조정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일부 기술적 분석에서는 피보나치 확장법을 적용해 7,200~7,300달러 범위까지 가능성을 제기한다.
근거는 명확하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지속적 금 매입(탈달러화), 재정 적자 확대로 인한 통화 가치 훼손 우려, 실질금리 하락 추세가 구조적 상승 동력이다.
그러나 상승을 제약할 변수도 만만찮다. 삼성선물 김광래·옥지회 연구원은 “연준의 추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금값의 상한선을 제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월 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이 기준금리 동결에 찬성하면서도 향후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경계감이 한동안 시장을 지배하며, 상황에 따라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가 부담”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중앙은행 금 매입 속도는 2025년 상반기부터 둔화됐고, 실질금리 상승과 금 ETF 자금 흐름 변동성이 추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 중이다.
약세 시나리오에서는 금리 현 수준 유지와 달러 강세가 결합될 경우 4,200달러 초반, 극단적으로는 3,500~3,800달러까지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3가지

첫째, 금값의 ‘하단 지지선’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NH투자증권 황병진 연구원은 “관세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인한 안전피난처 수요가 금값의 하단을 잘 지지하고 있다”며 “차익실현으로 속도 조절은 있겠지만 방향성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관세 리스크가 새로운 ‘안전장치’로 작동하는 셈이다.
둘째, 단기 변동성은 여전하다는 경고다. 금시장은 현재 펀더멘탈보다 투기세력, 선물 증거금 조정, 미국 경제지표 강세에 의해 움직이는 측면이 크다.
EBC 분석에 따르면 금값이 4,400달러대 이상에서 역사적 상승세를 기록한 후 과매수 측면이 존재하며, 2~3월 유동성 부족과 변동성 증가 가능성이 제기된다.
셋째, 국내 금 투자자들에게는 ETF가 주목받는다. 2월 한 달간 ‘KODEX 금 액티브’는 13.48%, ‘KODEX 은선물(H)’는 15.98% 상승했다.
다만 시장 분석가들은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과 달러 강세 여부를 지켜보며 분산 투자 원칙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금값은 이제 단순 안전자산을 넘어, 글로벌 불확실성의 ‘온도계’로 자리매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