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생산라인 비상”, “수천 대 주문에 ‘마비 직전’?”…작정하고 만들더니 ‘일 냈다’

공개 6주 만에 주문 3000대
시승차 없이 폭발적 반응
독일 생산라인 확장 불가피

전기차 한 대를 보기 위해 전시장을 찾은 이들, 하지만 차는 이미 ‘품절 상태’다.

BMW가 공개한 신형 전기 SUV ‘iX3’가 실물 시승차 없이도 6주 만에 독일에서만 3000대 넘게 팔렸다.

전기차 전환을 알리는 ‘노이어 클라쎄’ 시대의 첫 모델인 iX3는 정식 판매 전부터 생산 계획을 흔들 만큼의 예상을 뛰어넘는 주문량을 기록하며, BMW 내부에서도 긴급 대응에 나서는 상황을 맞았다.

폭발적 인기의 진원지는 ‘노이어 클라쎄’

BMW는 지난 9월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에서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첫 양산 모델 ‘뉴 iX3’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 모델은 단순한 SUV가 아닌, BMW 전기차 시대의 새로운 상징으로 꼽힌다. 독일 총괄 크리스티안 아흐는 독일 자동차 전문 매체 아우토모빌보헤와의 인터뷰에서 “출시 후 6주 만에 독일에서만 3000대 넘는 주문이 접수됐다”며 “우리가 세운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라고 말했다.

이 수치는 시승차 없이 달성한 결과다. 독일은 연간 승용차 판매량이 약 280만 대 수준이기에, 이 초기 반응은 더욱 눈에 띈다.

성능·디자인·기술 ‘3박자’ 갖춘 신형 iX3

iX3는 단일 트림으로 먼저 출시되며, ‘iX3 50 xDrive’ 사양만 제공된다. 두 개의 전기모터가 조화를 이루며 463마력(약 469마력)과 65.8kg.m의 토크를 뿜어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7초에 불과하다.

주행거리도 눈길을 끈다. 108kWh 배터리를 장착해 미국 EPA 기준 약 644km, 유럽 기준으로는 최대 805km까지 달릴 수 있다. 급속 충전 성능도 뛰어나 800V급 충전기로 10분 충전 시 372km까지 주행 가능하다. 10%에서 80%까지는 단 21분이면 충분하다.

외관에서는 BMW 전통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수직형 키드니 그릴과 조명 요소가 전면부를 고급스럽게 완성했고, 실내는 새로운 스티어링 휠과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통해 미래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파노라믹 아이드라이브 시스템은 유리창 전체를 디지털 인터페이스로 활용해 직관적 조작까지 가능케 했다.

생산지 헝가리, ‘지속가능한 혁신’의 실현

신형 iX3의 생산은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에서 이뤄진다. BMW는 지난 10월 데브레첸 신공장을 공식 개소하며 iX3 양산 체제를 본격화했다.

이 공장은 BMW 역사상 가장 지속 가능한 생산기지로 평가된다. 전력의 전량이 재생에너지로 충당되며, 25%는 공장 내 50헥타르 규모 태양광 설비에서 직접 생산된다. 여기에 AI 기반 검사 시스템을 도입해 불량률까지 줄였다.

데브레첸 공장에서 현지 조립되는 6세대 고전압 배터리는 ‘로컬 포 로컬’ 전략의 핵심이기도 하다. BMW는 이를 통해 유럽 내 입지를 강화하고, 산업 경쟁력까지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올리버 집세 BMW AG 회장은 개소식에서 “데브레첸 공장은 생산을 넘어 BMW의 미래 비전을 현실로 이끄는 핵심 기지”라며 “유럽 전기차 시장의 선도자가 되기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형 iX3, 아직 시작일 뿐

BMW는 iX3 이후 ‘i3 세단’을 차기 노이어 클라쎄 모델로 준비 중이다. 과거 해치백 모델과 달리 이번에는 3시리즈 세단 스타일로 등장하며, iX3와 동일한 전동화 기술을 공유할 예정이다.

iX3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은 BMW에게 자신감을 안겼다. BMW는 유럽뿐 아니라 북미,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노이어 클라쎄 시리즈의 확장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BMW는 지금, 전기차 시대의 중심으로 자신을 옮기고 있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 선 차가 바로 ‘iX3’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