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팩트 라인업 7개에서 4개로 축소
인기 해치백 모델 역사에 마침표
SUV와 크로스오버 모델 집중 전략

메르세데스-벤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SUV와 크로스오버 모델에 집중하기 위해 해치백 ‘A클래스’의 단종을 공식 확정했다.
마르쿠스 셰퍼 메르세데스 최고기술총괄(CTO)은 3세대 CLA 출시 행사에서 A클래스가 차세대 모델 없이 단종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브랜드의 전략적 방향 전환과 콤팩트 라인업 축소의 일환으로, 유럽에서 인기 있는 해치백 모델 대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SUV 중심 전략으로의 전환을 위한 조치다.
콤팩트 라인업 축소, 7개에서 4개로 감소

셰퍼 CTO는 “우리는 전 세계 시장, 특히 중국과 미국에서도 경쟁력 있는 모델이 필요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며 “해치백이 유럽에서는 인기가 많지만 복잡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인만큼 콤팩트 라인업을 7개에서 4개로 줄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A클래스 해치백과 세단, B클래스 미니밴은 현 세대 이후 단종되며, 고성능 모델인 A45 AMG 핫해치도 단종이 확정됐다.
이에 앞으로 메르세데스의 콤팩트 라인업은 새롭게 출시된 CLA 세단과 슈팅 브레이크, GLA 및 GLB SUV의 신형 모델로 구성된다. 여기에 오프로드 성능을 강조한 ‘베이비 G클래스’가 추가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행 A클래스는 2026년까지 생산될 예정으로, 지난 1997년부터 시작해 4세대까지 이어진 A클래스의 역사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MMA 플랫폼 도입과 전동화 전략 변화

신형 CLA는 MMA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차세대 GLA 및 GLB SUV도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다. 다만 베이비 G클래스는 오프로드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별도의 플랫폼이 적용될 예정이다.
셰퍼 총괄은 “MMA 플랫폼으로는 G클래스가 요구하는 오프로드 성능을 보장할 수 없어 베이비 G클래스를 위한 독자적인 플랫폼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메르세데스-벤츠는 전동화 전략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기존 EQ 브랜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전기차 모델을 내연기관 SUV 라인업에 통합하는 방식으로 재편한다.

특히 전기 SUV인 EQA와 EQB는 새로운 GLA 및 GLB 라인업에 통합되면서 ‘EQ’ 브랜드가 사라지고 보다 일관된 디자인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CLA 슈팅브레이크 전기차 버전의 추가 가능성도 높아졌으며, 벤츠는 전동화와 내연기관의 공존을 고려해 차세대 CLA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할 계획이다.
프리미엄 전략 강화와 시장 영향

메르세데스-벤츠의 A클래스 단종 결정은 단순한 모델 축소가 아니라 브랜드의 방향성이, 고급화 전략에 맞춰진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볼륨 모델을 줄이고 SUV 및 프리미엄 세단에 집중하는 전략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흐름과 맞물려 있는데, 이러한 변화는 메르세데스-벤츠뿐만 아니라 자동차 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A클래스와 함께 포드 포커스 역시 단종을 앞두고 있어, 유럽 해치백 시장은 폭스바겐 골프를 제외하면 점점 더 축소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달 공개된 티저에서 베이비 G클래스는 1979년 출시된 단축 휠베이스 G바겐을 연상시키는 박시한 디자인과 높은 지상고를 확인할 수 있으며, 소문자로 표기된 ‘g’가 사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