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이란과 8개월 만에 핵 협상을 재개한 가운데, 군사적 압박을 동시에 강화하는 ‘당근과 채찍’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10일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한 함대가 이란으로 향하고 있으며, 또 다른 항공모함 전단도 추가 투입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협상력 확보를 위해 중동에 전략자산을 집중 배치하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미군은 F-35 스텔스 전투기 12대를 유럽 미군기지에 전진 배치했다. 2월 9일 밤 영국 레이큰히스 공군기지에 6대가 도착했고, 10일에는 스페인 로타 공군기지에 있던 6대가 모론 공군기지로 이동했다.
이들 전투기는 모두 최근 베네수엘라 작전에 참여했던 기체로, 실전 경험을 갖춘 부대가 이란 잠재 작전에 투입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타결하거나, 지난번처럼 매우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2025년 6월 ‘미드나잇 해머’ 작전을 상기시켰다.
당시 미군은 이란의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3개 핵시설을 전격 공습해 우라늄 농축 능력에 타격을 입혔다. 이번 협상이 결렬될 경우 제2의 공습도 불사하겠다는 메시지다.
F-35 전진배치, 이란 핵시설 타격 준비 완료

F-35 스텔스 전투기의 유럽 배치는 단순한 시위가 아니다. F-35의 스텔스 성능은 이란의 S-300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스파한 같은 지하 핵시설 타격에는 F-35의 능력이 필수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항공모함 전단 추가 투입 계획도 주목된다. 현재 1개 전단이 중동으로 향하고 있으며, 추가 전단까지 투입되면 미 해군은 페르시아만에서 제공권과 해상봉쇄 능력을 동시에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5년 6월 작전 때보다 훨씬 강력한 군사력 집중으로, 이란에 대한 심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란, 핵시설 입구 흙으로 덮어…공습 대비 방어태세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이란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2월 8일 촬영된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이스파한 지하 핵시설의 출입구 3곳이 모두 흙으로 덮인 것을 확인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이는 2025년 6월 ‘미드나잇 해머’ 작전 직전에도 관찰됐던 방어 조치와 동일한 패턴이다.

핵시설 입구를 흙으로 덮는 것은 정밀유도폭탄의 관통력을 감쇄시키기 위한 전술로 분석된다. 지난 공습에서 이란은 이 방법으로 일부 시설의 피해를 최소화했던 경험이 있다.
협상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다시 이런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은, 테헤란 당국이 미군의 제2차 공습 가능성을 현실적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협상과 무력 사이, 트럼프의 ‘최대 압박’ 재연
2월 6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재개된 미-이란 협상은 다음 주 2차 회담을 앞두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모든 농축 우라늄 양도와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300㎞ 이하로 제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의 안보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네타냐후 총리가 2월 11일 백악관을 방문해 강경 입장을 전달한 영향이 크다.

반면 이란은 우라늄 농축 권리 포기를 거부하며, 탄도미사일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이스라엘의 요구를 관철하려 할 경우 협상이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미국은 이란과 교역하는 국가에 관세 추가 부과 행정명령을 서명하고, 2월 7일부터 이란 관련 단체 15곳, 개인 2명, 선박 14척을 제재 대상에 추가하는 등 경제적 압박도 병행하고 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과 군사적 압박을 동시에 가동하는 1기 때의 ‘최대 압박’ 전략을 재현하고 있다. 항모 전단과 F-35 배치로 군사적 옵션의 실행 가능성을 높이면서, 협상 타결 가능성도 열어두는 양면 전략이다.
다만 이란이 핵시설 방어에 나선 만큼, 중동의 긴장은 협상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고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