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불안하더니 끝내 이렇게” …불 뿜은 박격포에 간신히 맺은 휴전마저 위태, 설마 또다시

박격포마저 사용한 군사 분쟁
유엔에서도 양국의 책임 공방
지뢰 제거 등 공동 협력 무산

지난 7월 발생한 무력 충돌 이후 불안한 휴전을 이어가던 태국과 캄보디아 사이에서 결국 또다시 군사 교전이 발생했다.

양국은 한때 지뢰 제거와 중화기 철수 등을 논의하며 잠시나마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으나 이번 교전으로 두 나라 간의 갈등은 다시 한번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격포까지 동원한 교전 사태 발발

지난 9월 28일 태국군 대변인 측은 태국 우본라차타니주 총안마 지역에서 캄보디아군이 소총과 유탄을 사용해 공격을 가해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태국 측은 현지 병력에게 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으며 이후 자국군의 대응 사격으로 인해 간헐적인 총격전이 계속되었다고 말했다.

반면 캄보디아 측은 태국군이 캄보디아 북부 안세 지역에서 소총과 박격포 여러 발을 발사하며 공격을 시작했다고 반박했다.

아직 양측의 인명 피해가 보고되지는 않았으나 이번 교전은 지난 7월 말 휴전 이후 두 나라의 군대 간에 벌어진 첫 무력 충돌이다.

외교 무대에서도 이어진 책임 공방

이번 군사 교전을 두고 태국 측은 캄보디아가 자신들의 반격을 유도한 뒤 이를 침략 행위로 조작하려 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캄보디아의 훈센 전 총리와 그의 아들은 태국 측의 선제공격을 주장하며 자신들은 캄보디아군에 대응하지 말고 인내심을 발휘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양측의 책임 공방은 유엔 등 국제 외교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캄보디아는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에 감사를 표함과 동시에 어렵게 얻은 평화를 태국이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태국은 캄보디아가 거짓말을 하며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애초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려 했지만 캄보디아의 발언에 연설문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양측은 지난 7월 닷새간의 교전으로 인해 40명 이상의 사망자와 30만 이상의 피난민이 발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 및 말레이시아의 중재 노력으로 불안정한 휴전 상황을 지속해 왔다.

지뢰 제거 등의 협력 시도 무산되나

양국의 이번 충돌이 더욱 안타까운 점은 잠시나마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국경 지역에 배치되어 있던 중화기를 후방 진지로 철수하고 국경 지역의 위험 요소였던 지뢰를 공동으로 제거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양측은 지난 9월 초 이러한 합의 소식을 전하며 30일 이내로 제2차 국경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으나 이번 충돌로 인해 한동안 협의를 재개하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여파로 전 세계가 불타고 있는 가운데 태국과 캄보디아의 군사 분쟁마저 다시 재개된다면 국제 사회의 군사적 긴장도는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