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국영 방산업체 Rostec이 2026년 2월 8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World Defense Show 2026에서 신형 무인 해양 구조선 ‘R-SAVER-1’을 공개했다.
최대 800km를 항해하며 600kg의 구조장비를 실어 나를 수 있다는 이 시스템은 ‘민간 해양 구조용’으로 소개됐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원격 제어 방식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졌다. 문제는 러시아가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입증된 위성통신 취약점을 그대로 안고 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와 서방 분석가들은 러시아군이 Starlink와 같은 신뢰성 있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접근성이 부족해 장거리 무인 시스템 운용에 제약을 겪고 있다고 반복 지적해왔다.
800km 거리에서 무인함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려면 중단 없는 위성통신이 필수인데, Rostec는 R-SAVER-1의 통신 아키텍처와 명령 제어 시스템에 대해 단 한 줄의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기술적 완성도보다 마케팅이 앞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더욱이 이번 전시회에서 Rostec는 다연장 로켓 시스템 Sarma, Pantsir 방공 시스템 등 다수의 원격 제어 무기체계를 동시 공개하며 ‘무인화 전략’을 적극 홍보했다. 민간 구조선으로 포장된 R-SAVER-1 역시 군사적 이중용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스펙은 인상적, 하지만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미스터리

R-SAVER-1의 공개 사양은 일단 눈길을 끈다. 최대 50km/h로 순항하며 800km(약 497마일)까지 항해할 수 있고, 600kg의 긴급 구조장비나 특수장비를 탑재할 수 있다.
Rostec 측은 “조난 선박이나 해양 석유·가스 시설로 신속히 구조 물자를 전달해 대응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승무원 없이 자동으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위험 지역 투입 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내세웠다.
하지만 핵심은 ‘어떻게’ 800km 밖에서 이 무인함을 제어하느냐다. 일반적으로 장거리 무인 플랫폼은 위성통신, 지상 중계국, 또는 해상 중계함을 통해 명령을 전송받는다. 그런데 Rostec는 이에 대한 어떤 구체적 설명도 하지 않았다.
일부 분석에 따르면 통신 아키텍처 미공개는 기술적 신뢰성 문제 가능성을 암시한다. 실제로 양산 일정이나 확정 고객사 정보 역시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치명적 약점: 스타링크 없는 원격 제어의 현실

러시아의 가장 큰 약점은 글로벌 위성 인터넷 인프라 접근성이다. 우크라이나 관료 및 국방 분석가들은 러시아군이 장거리 무인 시스템 제어에서 안정적이고 회복탄력적인 위성통신 제약을 겪고 있다고 반복 지적해왔다.
러시아는 자체 위성통신 시스템의 커버리지와 안정성이 글로벌 수준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전문가들은 장거리 무인함 제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위성통신이 필수적이나, 러시아가 이를 자체 위성망으로 충족할 수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해양 환경은 육지보다 통신 중계 인프라 구축이 어렵기 때문에 위성통신 의존도가 더 높다. 만약 R-SAVER-1이 근거리 무선통신(수십 km 이내)이나 지상 기지국에 의존한다면, 800km라는 항속거리는 무의미한 숫자에 불과하다.
일부 분석가들은 러시아군의 무인 플랫폼 운용에서 통신 안정성이 취약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R-SAVER-1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실전 배치 시 치명적 취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민간용’ 포장 뒤 숨은 군사적 이중용도 의심

Rostec이 R-SAVER-1을 ‘민간 해양 구조 솔루션’으로 프레이밍한 것도 주목할 지점이다. 기술적으로는 구조 물자 대신 폭발물이나 정찰장비를 탑재할 경우 즉각 군사용 플랫폼으로 전환 가능하다. 600kg 탑재량이면 대함 미사일이나 기뢰 탑재도 충분하다.
이번 전시회에서 Rostec가 다연장 로켓, 방공 시스템 등 명백한 군사 무기체계들과 함께 R-SAVER-1을 전시했다는 점도 ‘순수 민간용’이라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은 저비용 해양 감시 및 공격 플랫폼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고, 러시아는 이들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실제 수주 계약이 체결됐다는 정보는 확인되지 않는다.
결국 R-SAVER-1은 러시아 방산업체의 전형적인 ‘쇼케이스 전략’의 산물로 보인다. 인상적인 스펙을 내세워 국제 시장의 관심을 끌되, 정작 핵심 기술의 완성도는 불투명한 상태다.
위성통신 인프라 없이 장거리 무인함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R-SAVER-1이 실제 전력화되려면 러시아가 먼저 자체 위성통신 네트워크의 신뢰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