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상징이던 철책 근무 확 줄인다”…“이제 뚫리면 누가 책임?”, 무슨 일인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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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책
경계 작전 체계 개편 / 출처 : 연합뉴스

살을 에듯 매서운 겨울밤, 무거운 방탄조끼를 입고 뜬눈으로 휴전선 철책 근무를 서던 병사들의 모습은 머지않아 대한민국 최전방에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국방부가 인구 절벽이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에 맞서, 전방 일반전초(GOP) 병력을 현재 2만 2000여 명에서 2040년까지 6000명 수준으로 대폭 줄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증발하는 1만 6000명의 빈자리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첨단 무인 감시체계가 대신하게 된다.

이것은 단순히 낡은 초소를 디지털로 바꾸는 작업이 아니다. 지난 수십 년간 휴전선을 따라 촘촘히 국가를 방어해 온 한국 육군의 상징적인 경계 작전 체계가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대전환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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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작전 체계 개편 /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인간의 눈을 완전히 빼고 기계의 센서에 전방 안보를 통째로 맡기는 이 거대한 변화 이면에는, 시스템 마비와 책임 소재 실종이라는 치명적이고 아찔한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

해킹 당하면 눈먼 장님… 이스라엘의 뼈아픈 교훈

전방에서 철수하는 병력이 군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무인 AI 센서와 고해상도 CCTV가 1차적으로 철책을 감시하고,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후방에 대기 중이던 소규모 기동 타격대가 신속하게 투입되는 구조로 재편된다.

하지만 첨단 네트워크 기술에 대한 절대적 맹신은 치명적인 안보 공백을 부른다.

안보 전문가들이 꼽는 가장 큰 우려는 북한의 사이버 공격으로 AI 감시망 자체가 무력화되었을 때 발생하는 ‘단일 실패점(SPOF·Single Point of Failure)’ 리스크다. 이는 결코 영화 속 시나리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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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작전 체계 개편 / 출처 : 연합뉴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당시, 이스라엘이 자랑하던 수조 원짜리 가자지구 ‘스마트 철책(Billion-dollar fence)’은 단 몇 시간 만에 무너져 내렸다.

하마스가 값싼 드론으로 센서와 통신탑을 타격하고 사이버 공격으로 중앙 통제망을 교란하자, 세계 최고라 불리던 방어 시스템이 먹통이 되어버린 것이다. 수천 명의 하마스 대원들은 병력이 없는 ‘자동문’을 열고 유유히 국경을 넘었다.

한국의 휴전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세계 최고 수준인 북한 정찰총국의 해커 부대가 전방 AI 서버의 취약점을 파고들어 시스템을 마비시킨다면, 인간 병사가 없는 수십 킬로미터 구간의 철책은 단 1초 만에 시력을 잃게 된다.

과거에는 병사 한두 명이 졸면 그 주변 몇 미터만 뚫렸지만, 이제는 중앙 서버가 다운되는 순간 사단 전면이 동시에 뚫리는 초대형 참사가 벌어질 수 있다.

기계가 뚫렸는데, 사단장 옷을 벗길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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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작전 체계 개편 / 출처 : 연합뉴스

더욱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는 철책이 뚫렸을 때 발생하는 ‘책임 공백(Accountability Gap)’의 딜레마다.

군대라는 조직의 근간은 경계 실패 시 현장 지휘관에게 가혹할 만큼 엄중한 지휘 책임을 묻는 데 있다.

2012년 고성 ‘노크 귀순’이나 2020년 ‘오리발 헤엄 귀순’ 사건 당시, 해당 부대의 사단장과 군단장 등 수많은 지휘관이 줄줄이 보직 해임되고 징계를 받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런데 철책에 병사가 6000명만 남은 무인 감시 상황을 가정해 보자. 북한 특수부대가 철조망을 절단하고 침투했는데, AI가 이를 ‘야생동물’이나 ‘바람에 흔들리는 수풀’로 오인해 경보조차 울리지 않았다면 누구를 징계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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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작전 체계 개편 / 출처 : 연합뉴스

모니터에 알람이 뜨지 않아 상황 자체를 인지할 수 없었던 부대 지휘관을 ‘경계 실패’로 법정에 세우는 것은 군사 법규상 모순이다. 그렇다고 알고리즘을 설계한 국방과학연구소(ADD)나 방산업체의 개발자를 군사 재판에 회부할 수도 없다.

결국 AI의 오작동이나 한계로 인해 안보가 뚫려도 “시스템 오류였다”는 변명 뒤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기형적인 구조가 굳어질 위험이 매우 크다.

해킹 대비 아날로그 백업망 구축과 ‘기계 오판’ 책임 기준이 마련되지 않으면, 1만 6000명 병력을 줄이는 무인 철책선은 최전방 빗장을 푸는 치명적 패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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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용서할 수 없는 반역의 저의가 드러나지 않도록 AI의 뒤에 숨은 악질적 반국가 행위라고밖에 못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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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런 이야기 하는 기자 참으로 대단하네~~
    우리나라 안보에 이렇게 잘 말해주시고
    감사합니다.
    우리나라를 팔아먹으려고 착정한 인간들
    발뻗고 자는가?
    자기 새키들은 군대는 보냈는지?
    한심한 국방장관!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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