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의 정밀 타격 무기들이 이란 영토 한복판에서 기폭하지 않고 고스란히 이란의 손에 넘어가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중동 분쟁 과정에서 발사된 미국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지하 관통형 GBU-57 벙커버스터가 온전한 상태로 사막에 떨어졌으며, 이란은 이를 거둬들여 대대적인 역설계에 착수했다고 현지 언론들을 통해 주장했다.
수십억짜리 불발탄이 공짜 교과서가 되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40여 일 동안 이란 영토 내에 낙하한 미군의 15발 이상의 첨단 미사일이 폭발하지 않았다.
이란 측은 자국의 전자전 시스템이 미사일의 유도 소프트웨어에 의도적인 장애를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문제는 이 불발탄들이 이란 공학자들에게 엄청난 가치의 무료 교과서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1발당 단가가 약 27억 원에 달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수백 킬로미터 밖의 표적을 핀포인트로 타격하는 핵심 무기다.
여기에 지하 깊숙한 군사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고안된 약 48억 원짜리 GBU-57 벙커버스터까지 기술 분석 부서로 인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무기 체계가 이란 수중에 넘어갔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토마호크의 소형 터보팬 엔진과 지형 대조 유도 기술을 분석할 경우 이란제 공격 드론과 순항미사일의 비행 지속력과 정밀도가 비약적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
반대로 GBU-57의 탄두 구조와 신관 메커니즘을 뜯어보면, 미군이 이란의 지하 핵시설이나 미사일 기지를 어떻게 타격하려 하는지 그 약점을 역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반복되는 역설계의 역사, 웃고 있는 중·러

미국 입장에서는 뼈아픈 과거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대목이다. 이란은 노획한 미제 무기를 뜯어 자국산으로 둔갑시키는 역설계 분야에서 수십 년의 노하우를 쌓아왔다.
1980년대 미국의 호크 지대공 미사일을 해체해 자국산 방공망인 샤힌 시스템을 만들어냈던 이란은, 2011년 아프가니스탄 국경 인근에서 추락한 미군의 최고급 스텔스 정찰 무인기 RQ-170 센티넬을 나포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이란은 이 무인기를 역설계하여 결국 자국산 공격 드론인 ‘샤헤드’ 시리즈 등으로 복제해 실전에 투입하는 파장을 일으켰다.
더 큰 우려는 이 기술이 이란을 넘어 러시아와 중국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란 내부에서는 역설계를 통해 확보한 미군의 최신 미사일 기술을 중국이나 러시아에 넘겨주는 대가로, 첨단 대공 미사일 생산 기술이나 신형 방공 시스템을 지원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노골적으로 나오고 있다.
단순히 이란의 군사력 증강을 넘어, 미국이 흘린 첨단 기술이 중·러의 대공망을 업그레이드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안보 지형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