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방산의 간판스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럽과 중동을 넘어, 세계 최강 미군의 안방 한복판에 전초기지를 세우며 정조준에 나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법인 한화디펜스 USA는 앨라배마주 오펠라이카에 K9 자주포(K9MH) 제품군의 통합 및 시험 시설을 새롭게 설립한다고 밝혔다.
세계 1위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K9 자주포의 공급망을 미국 본토에 직배송 체제로 구축하겠다는 선언이다.
자체 개발 엎어진 미군, 10조 잭팟 파고든 한화의 가성비

한화가 앨라배마에 깃발을 꽂은 배경에는 1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미국 육군의 자주포 현대화 사업(MTC)이라는 메가톤급 잭팟이 존재한다.
당초 미 육군은 자체적으로 차세대 사거리 연장 자주포인 XM1299(ERCA)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기술적 한계와 포신 마모 등의 치명적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최근 해당 프로젝트를 사실상 중단했다.
하루아침에 포병 전력 현대화에 막대한 공백이 생긴 미군은, 결국 무리한 신규 개발을 포기하고 이미 전 세계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로 검증을 마친 기존 궤도형 자주포 플랫폼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이러한 미군의 절박한 궤도 수정을 한화디펜스 USA는 놓치지 않았다. 한화 측은 앨라배마에 3년 임대 계약을 맺고 2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9억 4,000만 원 수준을 1차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약 40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는 이 생산 거점은 투자액 자체는 소규모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29억 원의 알박기 투자로 10조 원짜리 초대형 시장의 입장권을 확보하는 극강의 수주 가성비 시나리오인 셈이다.
무기 수입국에서 미국 제식 무기 공급국으로

이번 앨라배마 거점 확보는 단순한 공장 하나를 짓는 것 이상의 무거운 판도 변화를 시사한다.
미 육군이 추진하는 MTC 사업에 K9 자주포가 최종 수주될 경우, 한국은 수십 년간 미국의 무기 체계를 일방적으로 수입하던 입장에서 벗어나 전 세계에서 가장 깐깐하고 거대한 미군의 심장부에 핵심 지상 무기를 역수출하는 지위로 올라서게 된다.
이는 K-방산이 동유럽이나 개발도상국의 가성비 대안을 넘어 글로벌 최상위 티어 공급자로 완전히 인정받는 쐐기가 될 수 있다.
초기 거점 마련으로 현지 생산과 공급망 현지화라는 미국의 가장 까다로운 요구 조건까지 충족시킨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기술 종주국 미국의 콧대를 꺾고 제식 무기의 타이틀을 따낼 수 있을지 전 세계 방산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