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 중 시부모님과 영상 통화를 하자고 제안한 남편에 관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혼여행 중 싸움. 남편과 함께 볼 거예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얼마 전 결혼식을 하고 신혼여행을 다녀온 20대 후반 여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 A씨는 “신혼여행 중 다툼이 생겨 너무 답답한 마음에 글을 써본다”며 “남편과 함께 볼 거니 객관적 의견을 부탁드린다”고 글을 시작했다.
A씨의 말에 따르면 A씨와 남편은 연애 1년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첫 만남부터 결혼까지 1년 안에 모두 이루어졌으며, 그로 인해 “서로를 너무 모른 채 결혼했다”는 점은 A씨도 인정했다.
부부싸움의 발단은 남편이 지나치게 ‘효자’라는 것이었다. 연애 시절에도 남편은 지방에 계신 부모님께 아침저녁으로 꼬박꼬박 전화를 드렸다.
누나만 4명인 남편에 대해 A씨는 “사실 위로 형이 한 명 있었지만 남편이 태어나기 전 사고로 어린 나이에 돌아가셨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 사건 탓인지 A씨의 남편은 부모에 대한 효심이 지극했다.
A씨는 “결혼할 때는 친정 부모가 1억을 지원해주었고, 여기에 제가 모은 돈 4500만 원을 보태서 신혼집 인테리어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남편은 취업을 늦게 한 편이어서 부모로부터 결혼 비용 일체를 지원받았다.
A씨는 신혼집에 대해 “시부모님께서 서울에 투자 목적으로 사두신, 시어머니 명의의 구축 아파트”라고 알렸다. A씨는 “요즘 같은 시대에 대출 없이 서울 아파트에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신혼여행 중 발생했다. A씨는 남편의 효심이 지극하다는 걸 이미 안 상태로 결혼했고, 결혼 과정에서 시부모의 도움을 많이 받았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A씨 또한 시부모에게 아침저녁으로 전화드리곤 했다.
A씨는 “신혼여행에 가서도 매일 전화를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시부모와) 영상 통화를 하자고 하더라. 거기서 터져버렸다”고 밝혔다.
A씨의 입장은 “해외에서 매일 전화드렸으면 됐지, 왜 영상 통화까지 해야 하냐”는 것이었고 남편은 “전화는 음성이지 않냐. 우리가 지내는 곳도 궁금하실 테니 영상 통화를 하자”는 입장이었다.
A씨의 신혼여행은 총 8박10일 일정이었다. A씨는 “6일째까지는 ‘신혼여행에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으면서도 남편의 말에 따랐다. 하지만 영상 통화까지 하자는 것은 너무하지 않느냐”고 이야기했다.
여행 7일째가 되던 날 숙소로 돌아와 쉬고 있는 A씨를 두고 남편은 말도 없이 부모에게 영상 통화를 걸었다. A씨는 남편에게 “오늘은 그냥 쉬고 내일 아침 일찍 영상 통화를 드리자”고 말해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남편은 “오늘 영상 통화를 드리지 않으면 걱정하신다”고 하면서 A씨에게 화를 냈다고 한다. 그런 대화가 있은 후에 결국 남편이 A씨와는 상의하지도 않고 부모와 영상 통화를 연결한 것이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A씨는 남편에게 “신혼여행이 아니라 시부모님 모시고 다니는 여행 같다”고 화를 냈다. 이에 남편도 맞서서 “부모님이 지원해주신 게 얼마나 많은데 이 정도도 못하냐”고 하면서 부부싸움이 일어났다.
A씨는 “한국으로 돌아온 뒤로도 여전히 냉전 상태”라고 밝히며 “여러분의 객관적인 의견이 궁금하다”는 말과 함께 글을 마쳤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건 효자가 아니라 ‘마마보이’다”, “신혼여행 내내 부모님과 전화하고 영상 통화까지 하는 남자는 정상이 아니다”, “그 정도면 시댁에도 매주 가자고 할 수 있다” 등 우려를 표했다.
한편으로는 “여자가 친정에 전화하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이라고 하면서, 왜 남자가 부모한테 연락을 자주 드리면 ‘마마보이’라고 하냐.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