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또 다시 한국의 네트워크 사용료 정책을 가장 터무니없는 무역 장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인터넷 트래픽 전송에 사용료를 부금과하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 측 입장이지만, 정작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빅테크 기업에 대한 비용 분담 요구는 유럽 등 전 세계적인 규제 흐름으로 번지고 있다.
트래픽 30% 삼키고 무역 장벽 운운하는 현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7일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미국 수출업체가 직면한 최악의 무역 장벽 사례를 열거하며 한국의 망사용료 정책을 네 번째로 지목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만이 자국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부과하려 한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다.

이에 대해 국내 통신업계는 트래픽 폭증에 따른 막대한 인프라 투자 비용을 고려할 때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파악한 통신시장 경쟁상황 자료를 보면, 구글이 국내 인터넷 트래픽의 약 28.6%를 차지하고 있으며 넷플릭스가 5.5%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전체 통신망의 34% 이상을 단 두 곳의 거대 빅테크가 사용하고 있지만, 이들은 서비스 품질 유지에 들어가는 막대한 관리 비용 분담에는 선을 긋고 있다.
미국 빅테크들은 국내 소비자들이 이미 통신사에 인터넷 접속 요금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콘텐츠 사업자에게까지 비용을 징수하는 것은 명백한 이중과금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만 유별나다?”…유럽도 나선 망 공정기여

미국 정부는 한국만이 유일하게 이러한 제도를 추진한다고 날을 세웠지만, 정작 바다 건너 유럽연합(EU)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규제 입법이 속도를 내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대형 기술 기업들이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이른바 망 공정기여 원칙을 담아 디지털네트워크법(DNA) 제정을 추진해 왔다.
명칭이 다를 뿐, 전체 트래픽 점유율이 5%를 넘는 거대 플랫폼에 망 투자비를 지우겠다는 구상 자체는 한국의 망 사용료 요구와 궤를 같이한다.
이러한 기업 간의 거대 비용 다툼이 결국 애꿎은 국내 소비자들의 피해로 직결된 전례도 있다.

앞서 2024년 2월, 아마존이 운영하던 실시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는 한국의 네트워크 수수료가 타 국가 대비 10배 이상 비싸다며 국내 사업 전면 철수를 선언했다.
서비스 화질을 강제로 떨어뜨리는 등 고강도 원가 절감을 시도하다 끝내 수백만 명의 국내 이용자를 두고 짐을 싸면서, 플랫폼의 비용 부담이 고스란히 소비자 불편으로 전가됐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통신업계와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무역대표부가 소셜미디어를 통한 공개 여론전에 돌입한 만큼, 향후 국내 망 사용료 법제화를 둘러싼 통상 압박과 불확실성이 한층 더 짙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