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한국 건드렸다가 “모든 게 올스톱”…치러야 할 대가 확인하니, 美 ‘초비상’

현대차-LG 조지아 배터리 공장, 비자 단속에 전면 중단
한국 기술자 300명 귀국…현지선 “복귀 절실” 경고
美 주지사·경제계 “비자 제도 개편 없인 산업 경쟁력 위기”

미국 전기차 시장의 핵심 공급망으로 기대를 모았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의 조지아 배터리 합작 공장이 예기치 못한 비자 문제라는 암초에 부딪히며 전면 중단됐다.

이달 초 미 국토안보부가 현장을 단속해 한국인 기술자 300여 명을 체포하면서 공장은 사실상 멈춰 섰다.

일주일간의 구금 끝에 전원 강제 귀국 조치된 이들은 단순 노무 인력이 아닌, 정밀 장비 설치와 현지 인력 교육을 담당하던 핵심 기술 인력이었다. 이들의 부재는 곧 공정 전체의 중단을 의미했다.

“한국 기술자 없인 멈춘 공장”…현지서도 복귀 절실 외침

현지에서도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트립 톨리슨 서배너 경제개발청장은 현지 언론을 통해 “그들의 복귀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고도의 정밀도를 요구하는 배터리 생산 장비의 설치와 조율은 한국 기술자들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톨리슨 청장은 이번 사태를 ‘일시적 후퇴’로 규정하며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지만, 구체적인 복귀 시점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사태의 핵심에는 미국의 경직된 비자 제도가 자리 잡고 있다. 단속 당시 한국인 근로자들은 모두 합법적인 단기 체류 비자를 소지하고 있었으나, 미 이민 당국은 이들의 활동을 사실상의 불법 취업으로 규정하고 현장을 급습했다.

합법적 절차를 신뢰했던 인력과 그 가족, 나아가 한국 사회 전체가 받은 충격은 단순한 행정적 문제를 넘어선다.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사태 봉합이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만의 문제 아냐”…美 비자 제도 전면 개편 요구 확산

조지아주 정부와 경제계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최근 리비안 전기차 공장 착공식에서 “이것은 현대차그룹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미국의 비자 제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조지아주 상공회의소 역시 한국, 일본, 독일 등에서 파견되는 숙련 기술자들의 원활한 입국이 보장되어야만 미국 현지 일자리 창출과 산업 경쟁력 유지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공사가 멈춘 채 한 달만 지나도 수천만 달러 규모의 손실이 발생하고, 분기 단위로는 10억 달러대의 지역 소득 유입이 지연된다는 추산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기업의 공장 건설이 지연되는 차원을 넘어,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이라는 거대한 산업적 변곡점에서 핵심 동력이 발목 잡힌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일회성 사과나 미봉책이 아닌,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숙련 인력의 안정적인 이동을 보장하는 제도적 기반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미국 내 첨단 산업 투자의 미래는 물론, 글로벌 공급망의 신뢰도까지 좌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와 기업, 현지 사회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