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기술, 중국에 빼돌리려다 발칵”…가치 따져보니 ‘무려 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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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기술 유출
삼성 반도체 기술 유출 / 출처 : 연합뉴스, 게티이미지뱅크

반도체 수율의 명운을 가르는 ‘초순수(Ultra Pure Water)’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려던 전직 삼성엔지니어링(현 삼성E&A) 직원이 대법원에서 무거운 철퇴를 맞았다.

그동안 단순 영업비밀 누설로 취급되어 징역 3년에 그쳤던 죗값이, 국가 핵심 경쟁력인 ‘산업기술 유출’로 격상되면서 파기환송심에서 훨씬 가혹한 형량을 선고받을 처지에 놓였다.

수백억 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된 핵심 기술을 연봉 인상의 지렛대로 삼으려던 산업스파이들에게 대법원이 서늘한 경고장을 날린 셈이다.

’10조 분의 1′ 씻어내는 물에 쏟은 300억

이번 사건의 핵심이 된 초순수는 말 그대로 불순물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완벽에 가까운 물이다.

삼성 반도체 기술 유출
삼성 반도체 기술 유출 / 출처 : 연합뉴스

반도체는 나노미터 단위의 미세 공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아주 미세한 먼지나 이온 하나만 닿아도 칩 전체가 불량 판정을 받게 된다.

물속 미생물과 유기물 등 불순물을 최대 10조 분의 1 단위까지 걸러내는 초순수 기술이 반도체 공정의 생명수라 불리는 이유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 고난도 수처리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매년 3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쏟아부었다.

단순 계산으로 범행이 벌어진 2019년 무렵까지 13년간 투자된 금액만 4,000억 원에 육박하며, 거대한 자본과 엔지니어들의 피땀이 녹아있는 핵심 자산이다.

삼성 반도체 기술 유출
삼성 반도체 기술 유출 /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이 기술을 훔쳐 중국 반도체 컨설팅 기업으로 이직하려 했던 전직 직원 A씨에 대한 1심과 2심 재판부의 판단은 솜방망이에 가까웠다.

법원은 A씨가 빼돌린 설계 도면과 설비 시방서가 회사의 영업비밀이라는 점은 인정했지만, 국가 차원에서 특별히 보호하는 산업기술보호법상의 ‘첨단기술’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고시 기준의 ‘담수’를 좁게 해석해, 해당 기술이 해수 담수화가 아닌 공정수 분야라며 튼튼한 법의 보호 테두리 밖에 있다고 본 것이다.

그 결과 A씨가 받은 형량은 징역 3년에 불과했고, 기술 유출에 가담한 동료 B씨는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등 지나치게 관대한 처벌이라는 업계의 원성이 일었다.

징역 3년은 예고편에 불과… 짐 싸던 업계 술렁

삼성 반도체 기술 유출
삼성 반도체 기술 유출 / 출처 : 연합뉴스

그러나 기술의 진정한 가치를 들여다본 대법원의 판단은 완전히 달랐다.

대법원은 하급심의 단편적인 해석을 질타하며, 초순수 시스템 설계 및 시공 기술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기술보호법상 첨단기술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못 박았다.

관련 법의 입법 목적과 기술의 엄청난 파급력을 고려할 때, 국가 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핵심 기술 유출을 단순한 영업비밀 침해 수준으로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이번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으로 A씨의 혐의에는 형량이 가중되는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이 본격적으로 추가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 반도체 기술 유출
삼성 반도체 기술 유출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일반 영업비밀 유출보다 법정형이 훨씬 무거운 범죄가 인정되면, 파기환송심에서는 기존의 징역 3년보다 대폭 늘어난 실형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단순히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국가 경제에 치명상을 입히는 기술 유출 범죄에 대해 사법부가 드디어 날 선 칼을 빼 들었다.

경쟁국으로의 화려한 이직을 대가로 도면이나 매뉴얼을 무단 반출하려던 산업계 전반에도 묵직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자본을 투입해 쌓아 올린 기술 장벽을 개인의 얄팍한 사욕으로 허무는 행위에 더 이상 사법부의 관용은 없다는 뼈아픈 선례가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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