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후 S&P500 지수 역대급 하락
대통령 취임 이후 같은 기간 중 최악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시장 공포 확산

“이건 단순한 하락이 아니라 역사적인 붕괴입니다.” 한 베테랑 투자자의 충격적인 발언이 월가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 경제의 심장부인 뉴욕 증시가 97년 만의 최악 실적을 기록하며 공포에 빠졌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실적이 역대 대통령 취임일부터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1928년 이래 최악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의 급진적 정책 행보가 미국 경제에 가하는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순간이다.
트럼프 취임 후 美 증시 ‘역대급 악몽’
역사적인 수치들이 쏟아지고 있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1월 20일) 이후 S&P 500 지수는 14.0%나 급락했다. 이는 1928년 이후 대통령 취임 직후 같은 기간 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역시 1932년 이후 최악의 4월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들어 다우지수는 21일까지 무려 9.1%나 하락했다.
정상적인 시장 상황이라면 주가가 하락할 때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대로 미국 국채 가격이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주가 하락과 함께 미국 국채 가격과 달러화 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화 지위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것인가?” 이러한 질문이 월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인덱스는 한때 97.9까지 저점을 낮추며 2022년 3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급반전된 ‘트럼프 랠리’의 비극적 결말
뉴욕 증시의 붕괴는 몇 달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감세와 규제 완화 등 친기업 정책에 대한 기대에 힘입어 급등했다. 이른바 ‘트럼프 랠리’가 펼쳐지며 많은 투자자들은 황금기를 예상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물가 상승과 경제 성장 둔화를 야기할 수 있는 공격적인 관세정책을 추진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많은 투자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을 양보를 끌어내려는 협상 전술로 치부했지만, 이달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강한 기본 관세와 상호 관세를 발표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전했다.
“정책 구조 때문에 불안정하고 알 수 없는 미국 경제에 자본을 투입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수주일 전 미국 주식 비중을 낮춘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 스콧 래드너는 이렇게 경고했다.
이런 불안감은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개인투자자협회의 주간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시각이 8주 연속 50%를 넘어섰다. 이는 1987년 이후 최장기간이다.

BMO 프라이빗 웰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 캐럴 슐레이프는 현재의 광범위한 하락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지금 사람들이 정말 알고 싶어하는 더 큰 질문은 ‘미국 예외주의 트레이드’가 단기에 끝날 것인가, 아니면 중장기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런 시장의 혼란은 단순한 주가 하락을 넘어 글로벌 경제 질서의 근본적인 변화를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달러화 지위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97년 만의 최악이라는 말은 단순한 수치가 아닙니다. 이는 세계 금융 시스템의 중심축이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입니다.” 한 월가 베테랑 애널리스트의 말처럼, 이번 사태는 미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정책 방향과 세계 각국의 대응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은 더욱 요동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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