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14곳 중 11곳 적자 경영
OTT 성장에 유료방송 가입자 첫 감소세
넷플릭스와 제작비 격차에 경쟁력 악화

“이러다 방송사가 모두 문을 닫는 건 아닐까요?”
한 케이블TV 관계자의 한숨 섞인 말이 국내 방송가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유료방송 업계가 OTT 서비스에 밀려 존폐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3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대기업도 무너지는 유료방송 시장

메리츠증권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4분기에만 5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마저도 상대적으로 나은 실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국내 케이블TV 14개사 중 무려 11곳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대기업 계열사들도 생존을 위한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KT스카이라이프, LG헬로비전, HCN 등 주요 방송사들이 회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수백 명의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LG헬로비전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광고 수입 감소와 제작비 상승으로 경영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방송 제작 현장에서는 이미 예산 감축으로 인한 프로그램 질 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발 방송시장 대지각변동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19세 이상 유료방송 이용자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의 37%가 유료방송을 해지하고 OTT로 전환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것이다.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등 OTT 서비스의 급성장이 기존 유료방송의 입지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특히 젊은 시청자층을 중심으로 OTT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방송산업 실태조사’는 더욱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2023년 말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30만 단자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고작 0.01%에 그쳤다. 2020년 3478만 단자와 비교해도 3년간 4.4% 증가하는데 그쳐,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이 완전히 정체된 상태다.
천당과 지옥 차이, 제작비 격차

유료방송이 직면한 가장 큰 난관은 OTT와의 제작비 격차다.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2’ 한 작품에만 1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쏟아붓는 반면, 유료방송은 광고시장 침체와 가입자 감소로 기본적인 제작비 확보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IPTV는 그나마 선방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IPTV 가입자는 2098만 단자로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58%를 차지하고 있는데, 콘텐츠 다양성과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 인터넷 결합상품의 경쟁력이 주요 성장 동력으로 분석된다.
한 유료방송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국내 OTT 산업 육성을 위해 1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케이블방송에 대한 지원은 전무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이어 “OTT는 규제가 거의 없는 반면, 유료방송은 각종 규제에 묶여 있어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하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종합유선방송(SO)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SO 가입자는 1248만 단자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유료방송 업계는 아날로그 서비스 종료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지역 밀착형 서비스와 통신 결합상품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어 규제 완화와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삐삐시장에 휴대폰 등장하면 퇴물 되듯이..
mp3 플레이어 한참 잘나가던 시장이 스마트폰 등장하며 사라지는건 당연한 일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