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 “가장 큰 걱정거리”인데…”정부가 ‘500억’ 푼다”, 서민들 ‘숨통 트여’ “활짝”

배추·무 4만7천톤 방출…김장 물가 잡기 총력
할인·쿠폰 풀리면 김장비용 최대 15% 절감
체감이 핵심…‘가격의 온도’가 정책 성패 가른다

김장철을 앞두고 정부가 대대적인 물가 안정 대책을 내놨다. 배추와 무 등 주요 김장 재료 4만7천여 톤을 시중에 풀고, 500억 원 규모의 농수산물 할인 예산을 투입한다는 내용이다.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김장 시즌마다 반복되는 공급·할인 대책이 올해도 본격 가동됐다.

체감 할인은 최대 15%… 쿠폰 잘 쓰면 김장비용 더 줄인다

올해 김장 시장은 비교적 안정된 분위기다. 지난해 폭염과 잦은 비로 배추값이 크게 출렁였던 것과 달리, 올해는 작황이 좋아 공급이 원활하다.

농식품부는 가을배추 생산량이 전년보다 약 3% 늘어난 120만 톤 수준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비축 물량을 미리 방출하면서 시장에는 ‘물량 부족 우려는 없다’는 안도감이 번졌다. 다만 가격이 안정세를 보여도 소비자 체감은 여전히 무겁다.

한국물가협회 조사에 따르면 4인 가족 기준 김장비용은 전통시장 평균 37만8천 원으로 지난해보다 9.6% 낮아졌다.

하지만 실제 장보는 입장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지원과 유통업체 할인행사를 모두 활용하면 추가로 5~12%, 많게는 15% 수준의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40만 원짜리 장바구니라면 약 3만~6만 원 줄어드는 셈이다. 또 여기에 정부가 운영하는 수산물 할인 쿠폰까지 더하면, 천일염이나 젓갈 같은 김장 필수 재료를 살 때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체감 폭은 한층 커진다.

배추 한 포기 값보다 중요한 건…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의 온도’

이번 조치는 새로운 정책이라기보다 매년 반복되는 계절 대책의 연장선이다. 정부는 명절이나 김장철마다 농수산물 할인 쿠폰과 공급 물량을 함께 운용해왔다.

하지만 경기 둔화와 생활물가 불안이 겹친 올해는 체감 효과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소비자가 실제로 ‘값이 내려갔다’고 느껴야 정책이 의미를 가진다.

한편 마늘과 쪽파는 잦은 비로 산지 가격이 상승했고, 멸치 생산량 감소로 젓갈류도 오름세다. 정부는 쌀 할인행사를 연장하고, 원산지 단속과 잔류 농약 검사로 품질 신뢰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결국 이번 대책의 효과는 소비자 체감에 달려 있다.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장보는 손끝에서 ‘가격이 조금 내려갔다’는 느낌이 드느냐다.

올해 김장철, 배추 한 포기와 새우젓 한 스푼이 주는 체감의 온도가 그 어느 때보다 세심하게 읽히고 있다. 향후 이 안정세가 연말 물가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