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예금, 5일 만에 40억달러 늘기도
환율 급락에 개인·기업 매수세 움직임
골드뱅킹 잔액, 사상 최대치 찍었다

“달러랑 금 다 오르니까 뭐라도 사놔야 하나 싶네”, “5일 만에 40억 달러라니 진짜 움직임 빠르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달러예금이 다시 빠르게 늘고 있다.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607억4,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3월 말(580억2,000만달러)보다 약 4.7% 증가한 수치다.
눈에 띄는 점은, 이 증가가 매우 짧은 기간 내에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달 10일까지만 해도 잔액은 563억5,000만달러 수준까지 줄었지만, 단 5거래일 만에 40억달러 넘게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달러 가치가 약세를 보이자 환차익을 노리는 ‘저점 매수’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환율 널뛰기에 ‘지금이 기회’…달러 매수세 급증

이번 현상의 배경에는 환율의 급격한 변화가 있다. 지난 9일,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가 발효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484.1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다.
그러나 불과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인플레이션 지속과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17일엔 1,418.9원까지 급락했다.
이처럼 환율이 급등락을 반복하자, 개인과 기업 모두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환율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해, 외화예금을 적극적으로 사고파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달러예금은 환율과 반비례 관계를 보여 왔다. 환율이 오르면 잔액이 줄고, 환율이 떨어지면 다시 늘어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번 달러 매수세 역시 이런 흐름 속에서 이뤄진 셈이다.
금값 고공행진에…골드뱅킹 잔액 ‘사상 최대’
달러와 함께 금에 대한 투자 열기도 거세다. 같은 날 기준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1조649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년 전 같은 시기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국제 금값이 지난달 온스당 3,000달러를 처음 돌파한 이후, 최근엔 3,350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금 관련 수요도 빠르게 늘었다.
5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4월 들어 17일까지 207억8,000만 원에 달해, 전년 동기(99억4,000만 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골드바 판매액이 882억 원에 이르렀고, 이로 인해 일부 은행은 공급 차질로 판매를 일시 중단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최근에는 소액으로도 금에 투자할 수 있는 골드뱅킹 상품이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분위기다. 실물보다 간편하고, 접근성이 높기 때문이다.
달러·금 쏠림 심화…투자 판단은 더 신중하게
환율 급변과 글로벌 경기 불안이 겹치면서 달러와 금, 두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향후 환율과 금값의 움직임에 따라 투자 흐름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변동성이 큰 시장일수록 투자 판단은 더욱 신중해야 하며, 국내외 경제 상황에 따라 자산 선호도는 계속 바뀔 수 있다. 앞으로의 흐름에 귀추가 주목된다.
달러강세허풍좀알고짖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