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목상권에서 관행처럼 굳어졌던 ‘비닐봉투 무료 제공’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소규모 동네 상점과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포장용 비닐봉지를 유료로 전환하는 사례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는 단순히 환경 보호 차원의 규제 준수를 넘어, 플라스틱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해 상인들이 더 이상 무상 제공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나프타 가격 2배 폭등… 비닐 제작 단가 직격탄
이러한 변화의 핵심 배경에는 비닐의 주원료인 나프타(Naphtha) 가격의 기록적인 상승세가 자리 잡고 있다.
관련 업계와 시장 지표에 따르면, 국제 지정학적 불안감 등으로 인해 나프타 가격은 미터톤(MT)당 약 640달러 선에서 최근 1,241달러 수준까지 훌쩍 치솟았다.

원료 가격이 단기간에 두 배 가까이 뛰면서 포장재 생태계 전반에 연쇄적인 비용 상승 압력이 가해지는 셈이다.
원자재 쇼크는 최종 제품인 비닐봉지 도매가격에 즉각 반영됐다. 시장에서는 비닐 1,000장 기준 납품 단가가 기존 6만 원대에서 최근 12만 원 선까지 급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포장재 제조업체들 사이에서는 제품을 생산할수록 오히려 손해가 누적되는 수익성 악화 구조에 직면했다는 토로가 나온다.
골목상권 무상 제공 중단… 엇갈리는 소비자 반응
원가 부담이 가중되자 소규모 도소매업체들은 결국 비용 전가를 선택하고 있다.

현행 규제상 33㎡ 이상 매장에서는 일회용 봉투 무상 제공이 금지되어 있으나, 그보다 작은 동네 과일가게나 소형 점포에서는 단골 관리 차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매장 곳곳에는 ‘봉툿값 별도’를 알리는 안내문이 속속 걸리고 있다. 비닐봉지 크기에 따라 50원에서 최대 200원까지 요금을 청구하는 실정이다. 이를 마주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체감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봉툿값까지 내야 하는 것에 불만을 표하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상인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장바구니 사용을 늘리려는 움직임도 관찰되는 대목이다.
배달·포장 물가 전가 우려… 인플레이션 자극할까
문제는 이러한 포장재 가격 급등이 단순한 골목상권의 봉툿값 논란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배달과 포장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외식업계 전반으로 원가 부담이 번질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석유화학 원료에서 비롯된 가격 인상 도미노가 플라스틱 용기와 각종 포장 부자재 단가를 끌어올릴 경우, 이는 결국 최종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원자재 수급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영세 소상공인의 경영난이 심화하는 것은 물론, 전반적인 생활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