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몇 년간 밥상 물가를 위협하며 이른바 ‘금사과’ 논란을 빚었던 사과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가 선제적인 시장 개입에 나섰다.
수확기 이후 가격을 통제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과일이 열리는 생육 단계부터 정부가 개입해 전체 생산량 자체를 끌어올리는 특단의 조치를 꺼내든 셈이다.
이상기후에 출렁인 생산량… 올해 49만 톤 정조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사과 생산량은 기상 여건에 따라 최대 56만 6,000톤에서 최소 39만 4,000톤까지 극심한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특히 개화기 냉해와 여름철 폭염 등 이상기후가 일상화되면서 안정적인 물량 공급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에 정부는 2026년산 사과 생산 목표를 지난해 44만 8,000톤보다 10% 이상 늘어난 49만 3,000톤으로 상향 설정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나무에 열매를 남겨두는 비율인 ‘착과량’을 기존 6~8% 수준에서 10% 이상으로 높이도록 농가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무리한 착과로 이듬해 열매가 맺히지 않는 ‘해거리’ 현상을 막기 위해, 전체 과원의 절반에 대해서만 착과량을 늘리고 저장성이 높은 후지 품종을 중심으로 생육 관리를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계약재배 4.3만 톤 확대… 일상용 중소과 집중 유통
생산량 확대와 더불어 유통 과정의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정부는 수급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시장에 풀 수 있는 계약재배 물량을 지난해 3만 8,000톤에서 올해 4만 3,000톤 규모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동시에 명절 제사용으로 선호되던 ‘대과’ 위주의 시장 구조를 일상 소비용인 ‘중소과’ 중심으로 재편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낸다.
지역별 과수 거점 산지유통센터(APC)와 과실 공동브랜드를 통해 중소과 매입을 의무화하고, 이를 유통하는 업체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직접적으로 낮추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착시 부르던 도매가 기준 개편… 물가 방어선 사수
나아가 사과 수급 정책의 잣대가 되는 가격 지표도 현실에 맞게 손질한다. 그동안 시장 기준 역할을 해온 ‘가락시장 상품(上品) 가격’이 산지 직거래 증가로 인한 물량 감소 탓에 단기 변동성이 과도하게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도매가격 기준을 가락시장 중위가격 또는 평균가격으로 개편하여 일부 고가 물량이 전체 시세를 왜곡하는 현상을 차단할 계획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러한 전방위적인 생산·유통 통제 정책이 이상기후로 촉발된 구조적인 과일 물가 불안을 잠재우는 첫 단추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