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드는 족족 무섭게 완판”…’이 한국산’ 없으면 ‘올스톱’ 되는 상황에 “세계가 줄 섰다”

AI 붐 타고 HBM 수요 폭발…SK하이닉스 ‘완판 행진’
6세대 HBM4 양산 돌입, 슈퍼사이클 본격 개막
황금기 선점한 하이닉스, 경쟁 심화가 최대 변수

SK하이닉스가 다시 반도체 시장의 중심에 섰다. 3분기 매출 24조 원, 영업이익 11조 원을 넘기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불과 2년 전 적자에 빠졌던 회사가 이렇게 빠르게 회복한 비결은 고대역폭 메모리, HBM이다. AI 서버의 연산을 책임지는 핵심 부품이자 인공지능 시대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엔진’이다.

슈퍼사이클의 문 열렸다… SK하이닉스, HBM4로 미래를 선점하다

HBM은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고성능 메모리다. 인공지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이 기술이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SK하이닉스는 2023년 HBM3를 시작으로 올해 6세대 제품인 HBM4 양산에 돌입했다. 4분기부터 출하가 시작돼 내년엔 본격 판매가 이뤄진다. 엔비디아, AMD, 인텔 등 주요 고객사로부터 이미 대규모 주문도 확보했다.

현재 HBM은 ‘만들면 바로 팔리는’ 상황이다. 수요는 급증하지만 공급은 제한적이다. SK하이닉스는 2027년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전체 D램 출하량의 20%대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이 HBM에서 발생한다. 회사 실적의 핵심 동력이다.

업계는 이 흐름을 ‘슈퍼사이클의 재현’으로 본다. 2017~2018년 스마트폰 수요가 반도체 호황을 이끌었다면, 이번엔 AI가 시장을 바꾸고 있다.

글로벌 조사기관은 HBM 시장이 2024년 30억 달러(약 4조 원)에서 2033년 160억 달러(약 22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 연평균 20% 성장세다. SK하이닉스도 AI 메모리 시장이 2030년까지 매년 30% 커질 것으로 본다.

슈퍼사이클의 주인공 하이닉스, 황금기 유지가 진짜 승부다

현재 글로벌 HBM 시장의 절반 이상은 SK하이닉스가 차지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에 들어가는 HBM3E의 핵심 공급사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추격 중이지만, 기술력과 수율에서 여전히 앞서 있다는 평가가 많다.

물론 변수는 있다. 경쟁이 심화되면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고, 수율 관리도 과제로 남는다. 일부 증권사는 2026년 이후 HBM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국의 메모리 증설도 장기적으로 부담 요인이다.

그럼에도 이번 호황이 단기적인 반짝 상승으로 끝날 가능성은 낮다.

AI가 이끄는 데이터 중심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이를 뒷받침할 메모리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하이닉스는 그 흐름의 가장 앞에서 방향을 잡고 있다.

AI가 여는 새로운 슈퍼사이클. 지금은 SK하이닉스가 그 문을 연 주인공이다. 그러나 황금기가 길게 이어지기 위해선 기술과 경쟁, 시장 변화를 끝까지 관리해야 한다. 향후 몇 년, 이 상승세를 얼마나 오래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