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노인 무임승차 때문?”…지하철 ‘8,200억 적자’ 진짜 범인 알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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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임승차
서울교통공사 적자 / 출처 : 연합뉴스

매일 수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의 재정 상태를 두고 최근 우려 섞인 목소리가 자주 들려오고 있다. 지하철을 탈 때마다 마주하는 편리함 이면에는 매년 수천억 원에 달하는 거대한 적자가 누적되는 중이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교통공사의 당기순손실은 8천26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7천241억 원에 비해 약 14.2%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적자의 크기는 지하철 운영의 효율성 문제를 넘어 구조적인 원인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환승 할인이나 정기권 지원, 고령자 무임수송 같은 공익서비스 비용이 8천167억 원으로 전체 순손실 규모와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하철이 제공하는 복지 제도의 대가가 고스란히 공사의 부채로 쌓이는 구조이다.

특히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만 65세 이상 무임수송 손실액은 4천488억 원에 달해 공익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비용은 2020년 2천643억 원이던 것과 비교해 불과 5년 사이에 약 70%나 급증한 상태이다.

승객을 태울수록 손해가 커지는 기이한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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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적자 / 출처 : 연합뉴스

지하철의 요금을 올리면 적자가 해결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내부 숫자를 들여다보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님이 드러난다. 지난해 서울 지하철 1~8호선에서 승객 한 명을 목적지까지 태워 나르는 데 투입된 원가는 1천817원이다.

반면 승객 한 명에게서 받아낸 실제 평균 운임은 1천036원에 불과해 지하철을 한 번 이용할 때마다 781원의 손실이 매번 발생하고 있다. 기본요금을 150원 인상하고 이용객이 1.6% 늘었음에도 실제 평균 운임 상승은 38원에 그친 결과이다.

결과적으로 원가의 57% 정도만 요금으로 회수하고 나머지 43%는 고스란히 공사가 떠안아야 하는 불균형한 재정 구조가 지속되는 중이다. 최근 5년간의 추이를 보더라도 원가 보전율은 50%대 초중반 박스권에 갇혀 있는 양상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50.2%, 2022년 53.3%, 2023년 54.7%, 2024년 53.9%를 기록하며 요금 조정의 효과가 크게 빛을 발하지 못했다. 이는 요금을 조금 올리더라도 인건비와 전기요금, 시설 감가상각비 같은 고정 비용이 동반 상승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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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적자 / 출처 : 연합뉴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무임승차 제도를 지목하며 수혜 대상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그러나 이동권 보장이라는 복지 정책의 관점에서 보면 이를 단순히 특정 집단의 무임승차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진짜 쟁점은 복지 정책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누가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약속과 합의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서울교통공사는 다른 지역의 운영기관들과 달리 이 무임수송 손실액을 지자체나 정부 지원 없이 전액 자체 부담하는 구조이다.

지난해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전체 무임수송 손실액은 7천754억 원이었으며 이 중 서울교통공사가 절반 이상을 감당했다. 거대한 인구와 긴 노선을 가진 서울의 특성상 고령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손실의 눈덩이는 더 빠른 속도로 커질 수밖에 없다.

당장 취할 수 있는 대안으로는 정부의 공익 비용 지원, 단계적인 요금 인상, 무임수송 기준 연령 상향이나 할인율 조정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세금 인상, 서민 물가 부담, 복지 후퇴라는 부작용이 각각 존재해 어느 하나 쉽사리 선택하기 어려운 딜레마이다.

멈춰선 지하철 요금표와 지속 가능한 도시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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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적자 / 출처 : 연합뉴스

서울 지하철의 조 단위 적자 논쟁은 단순한 경영상의 비효율이나 특정 세대의 무임승차 문제로 치부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성격을 띤다. 국가적 차원의 복지 비용을 지방공기업에 전가하는 현 구조가 지속된다면 결국 시설 노후화와 안전상의 대가로 돌아올 우려가 있다.

당장 눈앞의 적자 수치를 지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과제는 차량 교체와 노후 설비 개선을 위한 재원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이다. 고령화 시대의 대중교통 재정은 단순히 대중교통 요금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 복지 비용의 분담 비율을 정하는 고차방정식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서울만의 고립된 문제가 아니라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대한민국 모든 대도시가 직면한 공통의 미래이기도 하다. 대중교통은 한번 축소되면 서민들의 이동권과 경제 활동 반경을 극도로 위축시키는 필수재이기 때문에 접근 방식이 신중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이용자가 공익 비용을 어떤 비율로 나누어 짊어질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세우지 못한다면 이 적자 논쟁은 해마다 반복될 전망이다. 노후 시설의 교체 주기가 도래하는 만큼 지속 가능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사회적 논의를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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