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대만이 중국을 배제한 드론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는 한국에도 시급한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국산 드론 무기 개발에는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군 내부와 공공 부문에서는 중국산 상용 드론을 적잖게 사용해 온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핵심 전투용 무인기까지 전부 중국산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교육훈련이나 시설 점검용 소형 드론 부문에서는 중국산 의존도가 높았던 것이 현실이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비행 안정성과 카메라 성능이 뛰어나 현장에서는 보안에 대한 찝찝함을 안고도 사실상의 표준 장비처럼 쓰이곤 했다.
안보 현장 깊숙이 파고들었던 중국산 드론의 현실

과거 군이 전력운용비로 도입했던 드론 중 10% 이상이 중국산 완제품이거나 중국산 부품을 사용한 제품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일부 부대에서는 보안 우려를 의식해 드론의 카메라를 아예 떼어내고 교육훈련이나 재해재난, 사격 전 안전통제 등의 목적에 제한적으로 활용했다.
군뿐만 아니라 한국전력, 가스공사, 석유공사 등 국가의 주요 기반 시설을 관리하는 공기업들도 시설 촬영과 점검에 대거 도입해 사용했다.
정부 역시 이 문제를 인지하고 공공기관의 드론 구매 중 상당 부분을 국산으로 유도하며 핵심 부품의 국산화를 다각도로 추진해 왔다.

이에 힘입어 국내에 등록된 드론이 수만 대에 달하고 관련 산업 얼라이언스가 출범하는 등 생태계를 키우려는 노력이 이어지는 추세이다.
하지만 국내 드론 기업들의 평균 매출 규모가 작고 세계 시장에서의 비중도 낮아 당장 세계적인 기업의 시장 장악력을 대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안보 기관에서도 모빌리티 분야의 사이버보안 체크리스트를 마련하는 등 무조건적인 금지보다는 활용에 맞춘 보안 보완책을 고심하는 모양새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완제품 조립을 넘어 부품의 출처를 명확히 추적하고 보안 검증을 통과한 자체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무기 개발을 넘어 부품 독립으로 가야 하는 이유

미국과 대만이 손을 잡고 드론 공급망의 ‘탈중국화’를 모색하는 현상은 한국 방위산업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
현대 드론 전쟁의 시대에는 단 한 대의 고성능 무기를 만드는 기술력만큼이나 안전한 생태계에서 얼마나 많이 다시 찍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따라서 한국이 진정한 드론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전장 데이터의 보안을 지킬 수 있는 신뢰성 높은 부품 공급망 확보가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군사 및 안보 영역에서 중국산 의존도가 약점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지금, 소형 드론의 공급망을 빠르게 다변화하는 정책적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