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통째로 뒤집힌다”, “한국이 전력 독립국으로?”…’상상초월 파급효과’에 ‘깜짝’

새만금, 1조2000억 ‘인공태양’ 유치 도전
전북, 미래 에너지 거점·일자리 두 마리 토끼
성패 갈림길은 투명한 운영과 긴 호흡

새만금이 다시 뜨겁다. 바다를 메워 만든 땅 위에 이번엔 ‘인공태양’을 띄우겠다는 꿈이 올라왔다. 전북도가 핵융합 연구시설 유치에 나서며 미래 에너지 경쟁의 무대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인프라 구축사업’은 2027년부터 2036년까지 1조2000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전북도는 새만금 산업단지를 후보지로 제안하며 차세대 에너지 연구의 거점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태양의 힘을 땅 위로… 새만금, ‘인공태양’ 품을 준비한다

핵융합은 태양이 에너지를 내는 원리를 인공적으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고준위 폐기물도 없어 ‘완전한 청정에너지’로 불린다. 다만 아직 상용화된 사례는 없다. 세계 각국이 수십 년째 도전 중인 초장기 연구개발 분야다.

전북이 내세운 강점은 ‘조건’이다. 새만금은 50만㎡ 이상의 단일 부지와 6차선 도로, 전기·상하수도 등 인프라를 이미 갖췄다.

인근에는 플라즈마 기술연구소, 재생에너지 실증단지, RE100 산업단지도 있다. 도는 이를 기반으로 ‘전북 R&D 특구 트라이앵글’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경제적 효과도 크다. 직접 고용만 350명 이상, 협력 기업과 스타트업까지 포함하면 수백 명의 일자리가 생긴다. 에너지 자급 기반이 마련되면 전력 공급 불안과 전기요금 부담도 줄어, 전기 걱정 없는 산업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 핵심 부품을 납품해 1조 원대 수출을 올렸다. 새만금 프로젝트가 추진되면 지역 산업에도 새 기회가 열릴 것이다. 핵융합이 상용화되면 관련 기술이 반도체·우주·의료 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빛을 보기 전까지… 새만금 도전의 성패는 운영에 달렸다

영국의 ‘STEP’ 프로젝트는 연간 2만 명의 고용과 수천억 원의 부가가치를 예측한다. 새만금이 그 절반만 달성해도 지역 경제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다만 이 모든 것은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KSTAR조차 아직 1억 도의 플라즈마를 수십 초 유지하는 수준이다. 상업 발전은 2050년대 이후가 목표다. 지금의 투자는 전기를 생산하기보다 기술과 인재를 다지는 기초공사에 가깝다.

결국 관건은 ‘운영 방식’이다. 예산이 목표에 따라 투명하게 집행되고 민간 참여가 활성화된다면 이 도전은 미래세대를 위한 값진 투자로 남을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 성과에 치우친다면 또 하나의 대형 토목사업으로 끝날 수도 있다.

새만금의 인공태양이 진짜 빛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선택이 한국의 에너지 지도를 바꿀 첫 단추가 될 수도 있다. 향후 추진 과정을 신중히 지켜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