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더니 “기름을 부었다”…새파랗게 질린 서민들 ‘아우성’

환율 폭등으로 수입 불가 상승
비상계엄 사태로 오른 환율, 수입 물가 자극 요인

“요새 왜 이렇게 생활비가 많이 드는지 모르겠어요”, “가만히 있어도 월급이 줄어드는 느낌이에요”

한숨 섞인 서민들의 하소연이 최근 곳곳에서 들려온다. 불안정한 대외 여건 속에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고공행진하는 물가, 서민 가계 직격탄

지난달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수입 물가는 오히려 더 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1%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10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를 기록한 것이다.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에서 생산되는 각종 소비재 가격도 덩달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식료품, 외식 등 서민 생활과 밀접한 품목들의 가격 인상이 두드러졌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외식 메뉴 8개 품목의 평균 가격은 작년 대비 무려 4%나 올랐다.

여기에 각종 서비스 요금마저 들썩이면서 서민 가계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세탁, 숙박, 이·미용 등 5대 개인서비스 요금이 평균 3.2%씩 올랐다.

서민들은 월급은 제자리인데 물가는 오르니 실질소득이 줄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당분간 물가 불안 지속될 듯

안타깝게도 이런 물가 상승 기조는 내년에도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3일 비상계엄령 사태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때 1,440원 선까지 오른 환율은 현재도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수입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로 전이되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수입 물가 상승이 장기화되면 내수 경기 위축으로 이어져 경제 성장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민생 안정 위한 범정부 대책 시급

이처럼 고물가 기조가 고착화될 조짐을 보이는 만큼 정부의 신속하고도 종합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급격한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

시장의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고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아울러 서민 가계의 생계비 부담을 덜어줄 실효성 있는 지원책 마련에도 힘써야 한다.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고물가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각 부처가 협력해 물가 안정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삼고, 시장 모니터링과 점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물가 상승 압력을 최소화하고 피해를 보는 국민이 없도록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이 속히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인 서민들의 시름을 덜어주는 지혜와 행동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