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평균 실거래가 25억 넘어서
도봉구는 5억대… 양극화 심화 우려
전문가 “자산·소득·지역 양극화 심화” 지적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극명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강남권에서는 20억 원을 훌쩍 넘는 거래가 일상이 된 반면, 강북권에서는 6억 원대 거래가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의 경우 아파트 한 채 가격이 무려 20억 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멈추지 않는 강남권의 상승세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내 아파트 실거래가가 가장 높은 지역과 가장 낮은 지역의 차이가 4.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초구의 평균 실거래가는 25억1800만원으로 서울 25개 구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바로 이웃한 강남구도 24억8300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으며, 용산구 역시 22억5700만원으로 20억 원대를 굳건히 지켰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서초구의 꾸준한 상승세다. 지난해 1월 21억3600만원이었던 평균 실거래가는 8월에 27억2500만원까지 치솟았다. 9월부터 11월까지는 25억원대로 소폭 하락하면서 잠시 주춤하는듯했으나 12월에는 다시 27억5900만원으로 반등했다.

실제 거래 사례를 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경남아파트(1984년식·678세대) 전용면적 96㎡는 지난 18일 26억6500만원이라는 고가에 거래됐다.
강남구의 상황도 비슷했다. 지난해 8월 26억9300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9월에는 25억2200만원으로 하락했으나, 10월부터는 다시 26억원대를 회복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10억 미만 아파트촌으로 전락한 강북권

반면, 도봉구의 평균 실거래가는 5억5400만원에 그쳤다. 실거래 사례를 보면 도봉구 도봉동의 도봉한신아파트(1995년식·2678세대) 전용면적 84㎡가 지난 16일 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또한, 강북구(6억700만원), 노원구(6억1000만원), 금천구(6억2100만원), 중랑구(6억2800만원), 구로구(6억7300만원) 등 서울 25개 구 중 절반에 가까운 12개 구의 평균 실거래가는 1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강북권과 서울 외곽에 위치한 자치구들로 같은 서울 안에서 거래된 아파트임에도 강남권의 1/4 수준에 불과한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중간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지역도 있다. 송파구는 16억7500만원으로 비교적 높은 가격대를 유지했고, 성동구(14억1700만원)와 마포구(12억9100만원)가 그 뒤를 이었다.
투자에서 ‘저장 자산’으로 변모한 강남권 부동산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심도 있는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해 상급지로의 갈아타기 수요가 몰리고 강남 불패 심리가 작용하면서 강남권과 용산 아파트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부동산 시장의 성격 변화다. 박 위원은 “강남권 고가 아파트 가격의 급등은 코인, 해외주식 등 글로벌 금융 자산의 유입과 관련이 있다”며 “부동산이 단순한 투자 자산이 아닌 재산을 저장하는 ‘저장 자산’으로 여겨지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택 시장의 흐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부동산 가격 격차를 넘어 자산과 소득의 양극화, 나아가 지역 양극화까지 심화시키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강남권의 고가 아파트는 일반 서민들에게는 진입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 되어버렸다는 점에서, 사회적 양극화 현상이 더욱 고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 데이터는 계약일 기준으로 집계된 것으로, 12월 거래 신고가 마감되는 이달 말까지의 신고분이 포함되면 최종 수치는 다소 변동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지역 간 격차와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정부부터 다주택 중과세 하니 똘똘한 한채로 쏠리지.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