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에 들떴는데 “그대로 당했다”… ‘뒤통수’ 맞은 여행객들, 대체 무슨 일?

온라인 여행 예약 피해 급증
항공편 결항에도 위약금
해외 플랫폼 피해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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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여행 플랫폼 피해 급증 / 출처 : 연합뉴스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한 A씨는 온라인 여행 플랫폼에서 ‘반려동물 동반 가능’이라고 표시된 숙소를 예약했다.

하지만 여행 날짜가 임박해 숙소에 문의하자 돌아온 답변은 충격적이었다. 반려동물 동반이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잘못된 정보로 인한 계약 해지를 요구했지만 플랫폼은 환불을 거부했다.

B씨 역시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항공사가 비행기 출발 6시간 전 갑작스럽게 결항을 통보했음에도 온라인 여행 플랫폼은 취소 수수료를 부과했고, 환급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이처럼 온라인 여행 플랫폼을 믿고 예약했다가 예상치 못한 피해를 당하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3년새 피해 신고 6배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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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여행 플랫폼 피해 급증 / 출처 : 연합뉴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실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여행 플랫폼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142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241건과 비교해 3년 만에 약 6배나 늘어난 수치다.

부킹닷컴, 아고다, 호텔스닷컴, 에어비앤비, 익스피디아, 트립닷컴, 씨트립 등 주요 7개 여행 플랫폼에 대한 신고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는 7월까지만 1350건이 접수돼 지난해 수준에 거의 근접했다.

플랫폼별로는 아고다가 2190건으로 가장 많은 피해 신고를 받았고, 트립닷컴 1266건, 에어비앤비 332건, 부킹닷컴 258건, 호텔스닷컴 154건 순이었다. 익스피디아는 93건, 씨트립은 26건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여름 휴가철과 추석 연휴 등 하반기 높은 여행 수요를 감안하면 올해 피해구제 신청은 작년의 2배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이후 피해 양상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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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여행 플랫폼 피해 급증 / 출처 : 연합뉴스

피해 유형도 시기에 따라 달라졌다. 코로나19로 여행길이 막혔던 2021~2022년에는 위약금 반환 요구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정확한 정보 제공, 예약 직후나 당일 취소에 대한 과도한 위약금 청구, 최저가 보장제 불이행 등이 주된 피해 사례로 떠올랐다.

특히 온라인 여행 플랫폼들이 최저가 보장제 등을 내세우며 고객을 유치하지만, 실제 취소나 환불 상황에서는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항공사나 숙박업체와 고객 사이의 중개 역할을 하면서도 책임은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이 피해구제에 나선 결과 전체 4319건 중 2326건에서 숙소 대금 등이 환급됐고, 255건에서는 배상이 이뤄졌다. 전체 접수 건의 절반 이상에서 소비자가 어느 정도 구제를 받은 셈이다.

안전한 여행 예약을 위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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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여행 플랫폼 피해 급증 / 출처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항공사나 호텔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할 것을 권한다. 중개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약이나 취소, 환불 과정에서 더 명확하고 신속한 대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약 전에는 계약 조건과 취소, 환불 정책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위약금 규정, 환불 불가 조항, 현지 추가 비용 등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최저가 보장제나 할인 프로모션에 현혹되지 말고 업체 신뢰도와 고객 서비스 평판을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행자 보험 가입 시에는 공급자 부도나 취소, 환불 불가 상황에 대한 보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예약 내역과 결제 증빙, 고객센터 연락 기록 등을 철저히 보관하고, 문제 발생 시 즉시 증빙 자료를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양수 의원은 “온라인 여행 플랫폼을 통한 예약이 늘어나면서 소비자 불만도 증가하고 있다”며 “소비자원은 휴가철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플랫폼 사업자가 과도한 취소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환불을 회피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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