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2026년 기준 28년이 지난 지금 정부가 석유 시장에 직접 개입했다.
지난 13일부터 시행된 ‘석유 최고가격제’가 첫 주부터 강력한 가격 억제 효과를 보였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장기 운용에 대한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3월 셋째 주(15~19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전주 대비 L당 72.3원 내린 1829.3원을 기록했다. 경유는 같은 기간 96.5원 하락한 1828.0원으로, 휘발유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다.
1차 상한가 설정…정유사 공급가에 직접 칼 댔다
!["운전자들 쾌재 부르지만"...전문가들 부작용 경고하고 나선 이유 2 유가 100달러] 30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 초읽기…정유업계 "부작용 우려" | 연합뉴스](https://car.withnews.kr/wp-content/uploads/2026/03/yna_EC849DEC9CA0_ECB59CEAB3A0EAB080EAB2A9ECA09C_20260323_131206_2.jpg)
정부는 이번 제도를 통해 정유사의 주유소·대리점 공급가격에 상한을 설정했다.
1차 적용 기간(3월 13~26일) 기준으로 보통휘발유는 L당 1,724원, 자동차용 경유는 1,713원, 등유는 1,320원으로 각각 상한이 정해졌다.
감액 폭이 가장 큰 품목은 등유로, 기존 대비 408원이 낮아졌다. 경유도 218원 인하돼 화물·물류 업계의 비용 부담 경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가격 상한은 2주 단위로 조정되며, 다음 조정은 오는 27일로 예정돼 있다.
제도 설계의 핵심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 변동률을 반영한 조정 공식이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 가격지표를 기준으로 상한가를 산출하고, 정유사에 발생하는 손실은 공인 회계법인 심사와 최고액정산위원회 검증을 거쳐 사후 정산하는 구조다.
”기대 인플레 억제엔 효과”…산업연구원의 냉정한 진단

산업연구원은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번 제도가 단기적으로 가격 급등을 억제하고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시장 안정 의지를 시장에 전달함으로써 기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심리적 효과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중·장기적으로 시장 왜곡과 공급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2~3주의 시차가 발생하는 구조적 한계도 제도 효율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패키지 접근 없인 반쪽 효과”…업종별 맞춤 지원도 과제

산업연구원은 제도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 비축유 활용, 취약계층 직접 지원, 도입선 다변화 등 다양한 수단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화물차·버스·택시 대상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한시 상향, 소상공인 경영안정바우처 확대 등의 보완책을 함께 검토 중이다.
산업별 영향 차이도 변수다. 연료비 비중이 높은 물류·화물·수산·농업·대중교통 업종에는 표적 지원을 강화하고, 에너지 다소비 산업인 정유·석유화학 분야에는 공급 안정성과 생산활동 유지를 동시에 고려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산업경제데이터분석실장은 ”석유 최고가격제는 국제유가 급등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물가 안정과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한 유효한 단기 수단”이라며 ”한시적 운영을 전제로 다양한 정책과의 패키지 접근을 통해 시장 안정성과 정책 효과를 동시에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