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가 아파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치료비가 얼마나 나올지 미리 알기 어렵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주사는 병원이나 치료 방식에 따라 가격이 완전히 널뛰기 때문이다.
최근 실손보험금 누수의 대표 주범으로 비급여 주사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똑같은 성분의 허리 통증 주사인데도 통원 치료를 할 때와 입원을 할 때의 청구 금액이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실제로 같은 신경차단술 주사를 맞았는데 통원 때는 22만 원이던 비용이, 입원 치료를 하자마자 최대 300만 원으로 무려 10배 넘게 뛰어올라 청구된 황당한 사례가 확인됐다.
비급여 주사제 보험금의 폭발적인 증가
대형 손해보험사 5곳이 올해 1분기에 지급한 비급여 주사제 실손보험금은 3,610억 원에 달한다. 이는 불과 4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배 이상으로 크게 늘어난 수치이다.

문제의 중심에는 주로 허리 통증을 줄여주는 ‘HA 주사제’가 있다. 대형 종합병원과 달리, 우리가 흔히 동네에서 마주치는 작은 개인 의원에서 청구액의 96%가 발생했다.
동네 의원은 주사 단가를 매기는 방식이 제각각이라 정확한 가격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비급여 주사제가 실손보험금을 과도하게 청구하는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손 가입자 전체가 나눠 지는 부담
비급여 주사비가 과도하게 오르면 당장 병원비를 낸 환자뿐만 아니라 실손보험 가입자 전체가 피해를 입는다. 보험금이 줄줄 새면 결국 내년도 보험료 인상 폭탄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일부 병원의 주사비 부풀리기가 선량한 전체 가입자의 지갑을 털어가는 구조이다. 정부가 7월부터 비급여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주사제 통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왜 똑같은 주사인데 통원과 입원의 가격 차이가 이토록 심하게 벌어지는 것일까. 비밀은 바로 실손보험이 보장해 주는 하루 한도 금액의 차이에 숨어 있다.
보통 통원 치료는 하루에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30만 원 선으로 제한된다. 반면 입원 치료를 하면 훨씬 큰 금액까지 보험 처리가 가능해, 병원이 입원을 유도해 주사비를 부풀린다.
“실손보험이 있으니 공짜”라는 병원의 달콤한 말만 믿고 주사를 반복해서 맞으면 안 된다. 자기부담금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검증되지 않은 시술은 건강에도 해로울 수 있다.
앞으로 병원 영수증을 받을 때는 총금액만 보지 말고 세부 내역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주사의 정확한 이름과 투여 목적, 그리고 굳이 입원까지 해야 하는지 꼭 물어봐야 한다.

같은 주사인데 22만 원과 300만 원이라는 숫자는 비급여 시장의 불투명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실손보험은 공짜 지갑이 아니라 결국 가입자 전체가 나눠 내는 공동의 비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