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전쟁 장기화로 촉발된 ‘나프타(납사) 수급 대란’이 석유화학 공장을 넘어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과 자영업자들의 생계까지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원료 부족으로 플라스틱과 비닐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쓰레기 종량제 봉투 ‘사재기’가 벌어지는가 하면, 배달용 포장 용기 가격이 폭등해 민생 경제 전반에 비상등이 켜졌다.
종량제 봉투 판매 4배 폭증…무단투기 대란 우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쓰레기 종량제 봉투 품귀 현상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일부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구매 수량 제한에 나섰다.
실제로 최근 일주일(22~29일) 이마트의 종량제 봉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87%(약 4배) 폭증했으며, GS25 편의점에서는 품절 우려에 이른바 ‘오픈런’까지 벌어지며 판매량이 325%나 급증했다.

현재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마트들은 점포별 재고 상황에 따라 ‘1인 1묶음’ 등으로 구매를 제한하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사태가 장기화되어 종량제 봉투를 아예 구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경우, 일반 비닐봉지에 쓰레기를 담아 버리다 과태료 폭탄을 맞거나 도심 곳곳에 무단투기가 일어나는 ‘쓰레기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폐기물관리법상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쓰레기를 무단투기할 경우 최대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배달 포장재 30% 폭등…비명 지르는 자영업자
비닐과 플라스틱 용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외식 및 배달 업계는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원료 수급 불안으로 포장재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단가를 올리면서, 최근 일부 플라스틱 배달 용기 가격은 최대 30%까지 폭등했다.

치킨 프랜차이즈와 커피 전문점 등은 현재 확보된 재고로 버티고 있지만, 납품 단가 인상 압박이 거세지면서 상황이 길어질 경우 가맹점주와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포장 용기 한 박스에 만 원이 올랐다”, “용기 값이 너무 올라 한시적으로 포장비를 500원씩 따로 받아야 할 판”이라며 생존권을 호소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농업용 비닐·비료까지 덮친 밥상 물가 쇼크
나프타 대란의 불똥은 영농철을 맞은 농촌 들녘까지 튀었다. 밭에 씌우는 멀칭 비닐(농업용 필름) 가격이 급등한 데다, 중동 수입 의존도가 40%가 넘는 비료용 요소 가격마저 전쟁 이전 대비 1.5배 이상 치솟았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월까지는 기존 재고로 비료와 사료 공급이 가능하다고 진단했지만, 현장에서는 가격 추가 상승을 우려한 농가들의 가수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농자재와 에너지 가격의 연쇄적인 폭등은 결국 농산물 생산비 증가로 이어져, 하반기 밥상 물가를 가파르게 끌어올리는 뇌관이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