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금값 상승을 이유로 까르띠에, 티파니앤코 등 주요 해외 명품 보석·시계 브랜드들이 일제히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하지만 불경기라는 말이 무색하게 가격을 올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오르기 전 제품을 싹쓸이하려는 한국 소비자들의 명품 오픈런 행렬이 다시 백화점을 점령하고 있다.
“하룻밤 새 100만 원 뛴다”…개점 30분 만에 마감된 까르띠에 가격 인상 소동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파니앤코는 5월 중 목걸이와 반지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며, 까르띠에와 반클리프 아펠 등도 조만간 가격표를 바꿔 달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들 역시 다이얼이나 시곗줄에 금이 들어간 모델을 중심으로 6월 초 약 7~10% 수준의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다. 사상 최고치인 1온스당 2,300달러를 돌파한 국제 금값이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한 것이 직접적인 명분이 됐다.
소비자들의 체감 인상폭은 일반적인 생활 물가와 궤를 달리한다. 예컨대 1,000만 원 선에서 거래되던 명품 시계나 보석 세트가 업계 평균치인 10%만 올라도 하룻밤 새 100만 원의 추가 지출이 발생하게 된다.
결국 “오늘 사는 것이 가장 싸다”는 심리가 확산하면서 백화점은 연일 북새통이다. 황금연휴 기간 주요 명품 매장의 당일 입장 예약은 개점 후 불과 30분 만에 모두 동났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명품 시계 싹쓸이에 성공했다는 인증글과 함께 대기 시간을 공유하는 정보가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상황이다.
세계 1위 큰손 한국인들…가방에서 보석으로 옮겨간 오픈런
가격을 거침없이 올려도 수요가 꺾이지 않는 현상은 글로벌 명품 업계에서 한국 시장이 가진 독특한 위상과 맞닿아 있다.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명품 소비액은 세계 1위 수준을 기록할 만큼 구매 충성도가 높다.
명품 가방이 대중화되면서 남들과 다른 차별성을 원하게 된 소비자들이 더 높은 진입장벽을 가진 수천만 원대 하이엔드 보석과 시계로 시선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상 릴레이가 명품 브랜드의 매출에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일반 서민들에게는 수백만 원의 인상폭이 큰 부담이지만, 이들 브랜드가 애초에 타깃으로 삼는 초고소득층 이른바 ‘찐부자’들에게는 가격 저항선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격이 비쌀수록 수요가 몰리는 베블런 효과가 극대화되면서, 한국인들의 명품 싹쓸이 현상은 한동안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