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바이유가 배럴당 158달러를 돌파하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4월 원유 수급 위기설’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가 전면에 나서 통제 가능하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양기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3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대체 물량 확보와 비축유 방출을 통해 4월 중 수급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같은 날 서울청사에 ‘공급망지원센터’를 설치하고 30~40개 핵심 품목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도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UAE 2400만 배럴·221일분 비축유…단계적 방어막 구축
한국은 수입 원유의 약 70%를 중동산에 의존하며, 이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해협 봉쇄는 단순한 가격 충격을 넘어 물리적 공급 차단이라는 구조적 위기로 직결된다.
정부는 UAE와 계약한 총 2400만 배럴 가운데 400만 배럴이 3월 말~4월 1일 사이 입항하고, 1800만 배럴은 4월 초중순부터 순차적으로 들어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쿠웨이트에서도 200만 배럴을 추가 확보했다. 여기에 정부 비축분 117.1일분과 민간 비축분 104.1일분을 합한 총 221.2일분의 비축량이 완충재 역할을 한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권고 기준인 90일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석화 업계 ‘셧다운’ 공포…나프타 긴급 조정 명령 카드
더 시급한 문제는 석유화학 업계다. 나프타(납사)는 플라스틱·합성섬유 등의 핵심 원료로, 대부분 기업의 비축량은 1~2주분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3월 중순~4월 중순을 가동 중단 위기 시점으로 보고 있으며, 여천NCC는 이미 지난 4일 제품 공급 이행 지연을 통보한 바 있다.
정부는 국내 나프타 공급의 약 55%를 담당하는 정유사들과 협의해 수출 물량을 내수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양 실장은 “긴급 수급 조정 명령을 발동하면 가동 중단 위기 시점을 4월 말~5월까지 충분히 늦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체 나프타 수입에 따른 추가 비용 지원을 위한 추경 예산 반영도 추진 중이다.

러시아산 원유 도입은 ‘신중’…품질·제재 리스크 산재
미국이 지난 12일 공해상 러시아산 원유·석유제품에 대해 한시적 제재 완화 조치를 시행했지만, 국내 정유사들의 반응은 차갑다.
업계 관계자들은 장기 해상 보관에 따른 품질 저하, 금융 결제 불안정성,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가능성을 복합적 리스크 요인으로 꼽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업계 판단을 존중하며 러시아산 도입을 독려하지 않는 기조를 유지했다.
박동일 산업정책실장은 “특정 품목의 위기가 과대 대표돼 시장 혼란이나 사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하고 차분하게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과거 오일 쇼크와 달리 가격 급등과 물리적 공급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동한다는 점에서 더 복합적인 위기 구조를 띤다고 분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