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세청이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을 상대로 전격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금융권 전반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지난 2022년 정기 세무조사를 마친 지 불과 4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특정 탈세 혐의를 기획 조사하는 전담 부서가 투입됐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금융권의 구조개혁을 강하게 주문하는 가운데, 대형 금융사의 내부 비용 처리 관행이 집중 검증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8년 전 1조 7000억 공방 넘겼던 하나은행
하나금융이 국세청과 대형 세무 쟁점으로 맞붙은 사례는 과거에도 존재했다. 대표적인 지점은 지난 2002년 옛 서울은행과의 합병 과정에서 불거진 이월결손금 공제 논란이다.

2007년 국세청은 정기 세무조사를 통해 적자 상태였던 서울은행의 결손금을 승계해 법인세를 줄인 구조를 조세회피 목적의 역합병으로 규정했다.
당시 업계 안팎에서 거론된 법인세 추징 예상액만 1조 7000억 원대에 달했다.
하지만 2008년 국세청 과세전적부심사에서 하나은행의 주장이 최종적으로 인용되면서, 대규모 추징 결정이 취소되고 기납부했던 1983억 원을 환급받으며 굵직한 세무 불확실성을 털어낸 바 있다.
이후 2014년 무렵에도 통합 전 하나은행이 계열사들로부터 상표권 사용료를 별도로 걷지 않은 것을 두고 국세청이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을 적용해 추징금을 부과하는 등 비용 처리와 관련한 쟁점이 이어졌다.

당시 하나은행 측은 그룹 광고비를 분담한 것이라며 조세심판원에 불복 절차를 밟기도 했다.
정기조사와 궤가 다른 조사4국의 투입 배경
시장이 이번 하나은행 세무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조사의 주체와 시점 때문이다.
통상 국내 대형 은행들은 4년에서 5년 주기로 기업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서울국세청 조사1국의 정기 세무조사를 받는다. 하나금융 역시 이 주기에 맞춰 2022년에 조사를 받았다.
반면 이번에 본사에 파견된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비자금 조성이나 탈세, 부당 내부거래 등 명확한 탈루 혐의를 포착했을 때 기동하는 이른바 비정기 특별 세무조사 전담 부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의 임원 보수 체계나 계열사 간 거래 내역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분석한다.
김정태 전 회장에게 지급된 약 50억 원의 퇴직 공로금을 비롯해 고문료 지급 내역, 행우회와의 수의계약 등 민감한 비용 처리 구조가 주요 확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조사는 이재명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금융권 공공성을 강조하며 구조개혁을 주문한 직후 이뤄졌다. 역대급 실적 속 개별 금융사를 넘어 금융권 전반의 수익 배분과 비용 지출 관행을 겨냥한 신호탄이 될 수 있어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과거 조 단위 세무 쟁점을 방어해 낸 하나금융이 이번 비정기 조사의 파고를 어떻게 대응할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