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부자만 더 부자 되라는 건가요? 우량주를 넉넉히 살 수천만 원이 보통 사람에게는 없습니다.”
대출 문턱은 높아지고 고가 우량주의 몸값은 치솟으면서 자산 시장의 진입 장벽을 체감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과도한 차입 투자를 억제하기 위해 신용대출 한도를 경쟁적으로 줄이자 시장에서는 또 다른 탄식이 흘러나온다.
대출 규제가 리스크 관리라는 명분을 가졌지만 현금 부자가 아닌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투자 기회 자체를 차단하는 벽이 될 수 있어서이다.
단 몇 주의 주식을 담기에도 버거운 평범한 이들의 출발선

실제 금융권에 의하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거나 비대면 접수 창구를 제한하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은 상태이다.
하나은행은 연소득과 상관없이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1억 원으로 낮췄고 KB국민은행도 일반 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하향 조정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비대면 대출 접수를 제한하거나 플랫폼을 통한 신청을 중단하는 등 선제적인 가계대출 관리에 돌입했다.
이러한 자금줄 축소 속에서 국내 시장을 이끄는 대표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평범한 직장인이 접근하기엔 이미 멀어진 모양새이다.

지난 6월 12일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한 주에 32만 2천500원, SK하이닉스는 무려 215만 원에 거래를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몇 주를 사거나 SK하이닉스 한 주를 담으려 해도 웬만한 직장인의 한 달 월세나 생활비에 달하는 목돈이 필요한 셈이다.
주식을 넉넉하게 매수해 의미 있는 자산을 형성하려면 결국 대출 없이도 수천만 원의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자산가여야 한다는 뜻이 된다.
소수점 거래나 펀드 같은 우회 통로가 있다 해도 주식을 직접 보유하며 자산의 사다리를 오르려는 서민들의 체감 격차는 메우기 어려워 보인다.
금융 안정이라는 방패 뒤에 남겨진 자산 형성의 숙제

가계대출 과열이 초래할 금융 시스템의 위험을 막고 취약계층의 무리한 투자를 방지하려는 정책적 취지는 충분히 타당한 측면이 있다.
다만 자산이 부족한 이들에게만 몸을 사리라는 메시지로 머물지 않으려면 소액으로도 안전하게 자산을 키울 대안이 동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이나 우주산업 같은 첨단 미래 테마로 시장이 재편될수록 자본 여력에 따른 수익률 격차는 더욱 가파르게 벌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위험한 빚은 줄여나가되 평범한 이들의 자산 형성 기회까지 현금 부자들에게만 독점되지 않도록 공정한 시장 구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