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성장 수출시장 점유율 뒷걸음질
‘중국제조 2025’ 앞세운 공급망 장악
넛크래커에 낀 한국, 초격차 투자 시급

세계 수출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한국 주력 산업의 성장 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글로벌 수요가 폭발하는 신성장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주춤하는 사이, 중국이 국가 차원의 총력전을 앞세워 판을 뒤흔들고 있다.
수치로 드러난 격차는 선명하다. 최근 한국금융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2년 사이 세계적으로 수출시장 규모가 가장 빠르게 커진 200개 품목에서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5.6%에서 5.0%로 뒷걸음질 쳤다.
한국 수출액이 1.9배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시장 전체는 2.1배로 커졌고, 같은 기간 중국은 2.2배의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였다.

그 결과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21.7%에서 31.2%로 수직 상승하며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했다.
‘세계의 공장’을 넘어선 전략국가, 중국 성장의 비밀병기
중국의 무서운 질주는 우연이 아니다. ‘중국제조 2025’로 대표되는 국가 주도의 정교한 설계도가 그 바탕에 있다.
이 전략은 전기차, 반도체, 바이오, 항공우주 등 10대 핵심 산업에서 기술 패권을 장악하겠다는 목표 아래, 막대한 보조금과 정책 금융을 공급한다.
기업의 R&D와 시장 진입 부담을 덜어준 뒤, 거대한 내수 시장에서 기술과 제품을 실증하고, 여기서 얻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했다.

여기에 원자재부터 완제품까지 모든 것을 자국 내에서 해결하는 수직계열화된 공급망은 중국의 독보적인 무기다.
특히 배터리나 태양광처럼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서 중국은 핵심 원료 확보부터 중간재 생산, 최종 조립까지 전 단계를 장악했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역할을 넘어서, 이제는 대체 불가능한 ‘세계 공급망’으로 자리매김하며 원가 경쟁력과 생산 안정성을 동시에 갖췄다.
‘모방꾼’에서 혁신 선도국으로… 중국 산업의 체질 변화
과거의 ‘모방꾼’이라는 평가는 이제 낡은 이야기가 됐다. 막대한 R&D 투자와 ‘빠른 혁신’ 생태계는 중국 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또 수많은 기업이 과감한 시도를 하고, 실패한 기업의 기술과 인력은 성공한 기업으로 흡수되며 산업 전체의 진화 속도를 끌어올린다.
최근 불거진 내수 침체는 재고 부담을 수출로 해소하려는 ‘저가 공세’로 이어지며,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결국 한국은 과거 우리가 강점을 가졌던 범용 기술 시장에서는 중국의 가격 공세에, 미래 첨단 기술 시장에서는 막대한 투자와 빠른 혁신에 밀리는 ‘넛크래커(Nut-cracker)’ 상황에 직면했다.
구조적 위협이 현실화된 지금, 기업은 기술 초격차를 위한 신산업 투자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 정부 또한 새로운 성장 시장을 조기에 발굴하고 기업 혁신을 뒷받침할 과감한 정책적 지원에 속도를 내야 할 때다.
공중파시청도안하는데돈이아깝다
우리는 공산당이 너무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