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추격에 수출 위기 심화
반도체·전기차 경쟁 치열해
미국 압박까지 이중고 직면

“더 이상 중국이 우리의 최대 수출국이 아니라니 충격이다”, “자동차도 그렇고 반도체도 그렇고 정말 긴장해야겠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핵심을 겨냥한 날카로운 경고를 담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이 중국의 맹추격으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은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한국 수출의 중추, 흔들리는 반도체 산업
반도체는 오랫동안 한국 수출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단순한 수치를 넘어 한국 경제 전반에 중대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2024년 9월 기준, 대중국 반도체 수출 비중은 29.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한국 경제의 핵심 동력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대중국 반도체 수출 비중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졌다는 점은 이 변화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자동차 산업 또한 예외가 아니다. 2024년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 KG모빌리티 등 한국 완성차 브랜드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24만9150대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중국 전기차 브랜드는 해외 판매량이 41만 9,946대로 33.9% 증가하며 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러한 중국의 빠른 성장은 한국 시장의 위축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특히 중국은 철강, 정유, 화학 등 전통적인 중간재 산업을 넘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 차세대 산업으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 그 위협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대미 흑자 500억 달러, 미국 견제 본격화되나

한편, 중국의 가파른 성장세에 더해 최근 미국발 통상 압력까지 가중되면서 한국 수출은 이중고에 직면하고 있다.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올해 500억 달러(약 69조 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의 견제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이러한 압박은 더욱 강화될 조짐을 보인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인재 확보와 첨단산업 지원, 고부가가치 서비스 육성 등 구조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미국의 통상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에너지와 농축산물 등의 수입선을 미국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는 수출의 의존도를 낮추고 대미 통상 관계를 안정시키기 위한 실질적 대책으로 보인다.

한편, 긍정적인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글로벌 AI 투자 확대는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지며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도약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AI 기능을 탑재한 PC와 스마트폰 등 IT 기기의 확산 또한 한국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은 지금 거대한 전환점 앞에 서 있다. 전통적인 주력 산업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이중의 과제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흔들리는 지금, 한국이 어떤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할지 그 해답은 긴장 속에서도 주목할 만한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