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삼성·SK마저 끝장난다”… 결국 ‘숨통’ 틀어쥔 中, 무슨 일?

중국, 핵심소재 수출통제 예고
인조다이아몬드 생산 90% 장악
한국 첨단산업 직격탄 우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한국 첨단 산업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중국이 희토류에 이어 인조 다이아몬드와 고급 리튬 이온 배터리 수출 통제 카드까지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중국이 장악한 첨단 소재 공급망

13일 홍콩 명보는 중국이 이 두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다음 달 8일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조 다이아몬드는 천연 광물과 동일한 특성을 가지면서도 가격이 저렴해 첨단 반도체 칩 제조와 초강력 소재 연마, 레이저용 광학기기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중국은 세계 인조 다이아몬드 생산량의 90~95%를 차지하며, 특히 고온고압(HPHT) 방식의 핵심 기술과 대량생산 설비에서 독보적 우위를 확보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은 미국 소비량의 77%에 달하는 인조 다이아몬드 분말을 공급했다.

허난성 등 중국 내 생산 집적지에는 원재료부터 단결정, 마이크로분말, 연마 및 절단까지 전체 밸류체인이 구축되어 있다.

리튬 이온 배터리 역시 스마트폰, 노트북, 전기자동차, 의료기기, 재생 에너지 저장 등에 널리 사용되는 필수 전력 공급원이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미국이 수입한 리튬 이온 배터리 중 65%가 중국산인 것으로 파악됐다.

새우 등 터진 한국 산업의 딜레마

한국의 반도체·배터리 산업은 이번 중국의 조치로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용하는 반도체 장비 및 부품의 주요 소재로 인조 다이아몬드가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웨이퍼 연마·고정밀 표면 가공에 필수적인 소재를 대부분 중국에서 공급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3대 배터리 업체와 관련 소재 기업들도 중국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어 통제 시 허가 절차 지연, 물류 차질, 원재료 가격 상승 등 부정적 여파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인조 다이아몬드의 고순도·첨단 등급을 대체할 해외 생산량이 부족해 단기간 내 공급망 다변화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에너지·경제·안보 프로그램 책임자 에밀리 킬크리스는 “미국의 AI 첨단 칩 통제로 중국의 AI 개발이 제한되는 한편, 중국의 리튬 이온 배터리 수출통제로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도 제약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의 스티븐 올슨 객원 선임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미중 양국이 자국의 우위를 믿고 주저 없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강공이 지속되면 서로 양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 무역 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오는 31일부터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만남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11월 10일로 만료되는 제2차 관세 휴전을 앞두고 양국이 유리한 협상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압박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