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장 보러 나가요?”…벼랑 끝 소상공인 ‘눈물’

가공식품 온라인 구매 10가구 중 7가구로 급증
2030세대는 90% 이상이 온라인 쇼핑 선호
오프라인 매출 감소로 소상공인 생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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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 급증 / 출처 : 연합뉴스

“편의점에서 우유 한 개 사러 갔다가 문이 닫혀있더군요. 저번 주까지만 해도 문을 열었는데…”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모씨(42)의 말이다.

동네 구멍가게부터 중소형 마트까지, 한국의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쇼핑 대세에 무너져가고 있다.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매하는 가구가 1년 사이 크게 늘면서 오프라인 매장들은 줄줄이 폐업의 아픔을 겪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6일 발표한 ‘2024년 가공식품 소비자 태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으로 가공식품을 구매한 가구 비율은 72.3%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57.8%)보다 14.5%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10가구 중 7가구 이상이 온라인을 통해 식품을 구매한 셈이다.

2030세대, 90% 이상이 온라인으로 장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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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 급증 / 출처 : 연합뉴스

특히 2030세대의 온라인 구매 비율은 압도적이다. 20대 가구주의 90.3%, 30대 가구주의 96.2%가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매했다고 응답했다. 즉, 젊은 세대 10명 중 9명 이상이 오프라인 매장 대신 온라인 쇼핑을 선택하고 있다.

구매 빈도도 꾸준히 증가했다. 주 1회 이상 온라인으로 가공식품을 구매하는 가구 비율은 2019년 16.4%에서 2024년 37.8%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주 2~3회’ 구매한다는 응답도 전년 2.0%에서 10.7%로 크게 늘었다.

소비자들이 가공식품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기준은 맛(26.9%)이었으며, 이어서 가격(19.2%), 품질(15.7%), 안전·신선도(11.8%) 순이었다. 특히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가격을 우선 고려하는 비중이 12.8%에서 19.2%로 높아졌다.

온라인 쇼핑 증가가 소상공인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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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 급증 / 출처 : 연합뉴스

온라인 쇼핑의 급증은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2025년 2월 기준, 오프라인 매출은 7.7% 감소한 반면 온라인은 16.7% 성장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소상공인의 55.6%가 올해 경영환경이 작년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점이다.

“요즘에는 물건을 진열해 놓아도 구경만 하고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손님들이 많아요. 매장 유지비는 계속 나가는데 매출은 줄어드니 견디기 힘듭니다.” 15년간 식료품점을 운영해온 박모씨(58)의 말이다.

가정간편식(HMR)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가정간편식을 구입한 적이 있는 가구 비율은 전년(67.3%)보다 증가한 77.9%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구입한 간편식은 ‘만두·피자류'(94.8%)였고, ‘즉석밥'(89.7%), ‘소스·양념류'(88.9%), ‘즉석국류'(87.5%), ‘즉석 떡볶이·면류'(86.9%)가 뒤를 이었다.

소비 트렌드 변화에 적응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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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 급증 / 출처 : 연합뉴스

온라인 쇼핑의 장점은 분명하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편리함은 큰 매력이다.

간편식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도 편리성(4.05점)과 다양성(3.91점)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가격(3.23점)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소상공인들의 생존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지난달 ‘디지털 전환 지원 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혔지만, 현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정부 지원은 복잡한 절차와 서류 때문에 접근하기 어렵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소상공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결국 온라인 쇼핑 트렌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소상공인들은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일부는 배달앱과 연계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고, 다른 이들은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하지만 ‘생존’이라는 절박한 문제 앞에서 대다수 소상공인들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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