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아버지가 실직하셨습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시고, 가족들에게도 늘 당당하신 분이었습니다.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능력보다 정치에 밀린 것 같다는 친척들 말씀을 들었어요. 그때 눈앞이 번쩍거렸죠. ‘그래, 내 능력이 우선되는 조직을 만들어보자.’ 그날 에이피알이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유재석 화장품이라고도 유명한 메디큐브. 이 메디큐브는 에이피알 산하의 ‘제로모공패드’ 등으로 알려진 기초 화장품 브랜드이다. 에이피알 산하에는 메디큐브 말고도, 메디큐브 에이지알, 에이프릴스킨, 포맨트, 글램디 바이오 등이 있으며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와 더불어 패션 및 기타 다른 분야의 사업도 영위 하고 있는 유니콘 기업이다.
올해 36세인 김병훈 대표는 2014년 에이피알을 설립한 이후, ‘메디큐브'(뷰티 디바이스), ‘에이프릴스킨'(화장품), ‘널디'(패션), ‘포맨트'(라이프스타일 뷰티), ‘글램디'(건강기능식품) 등 총 6개의 소비재 브랜드를 같은 해에 출시했다.
설립 첫 해에는 매출이 2억 원이었다. 이후 매출은 계속 증가하여 2016년에는 348억 원, 2018년에는 1,026억 원, 2020년에는 2,199억 원, 2021년에는 2,592억 원을 기록했다.
뷰티 디바이스 출시 이후 성장률은 더욱 가속화되어, 2022년에는 매출이 3,977억 원, 영업이익이 392억 원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이 53.5%, 영업이익이 174.8% 증가한 것이다.
2023년에는 영업이익의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3,718억 원, 영업이익은 698억 원이었다. 4분기를 남기고 현재까지의 매출은 전년 대비 94%를 이미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8% 증가했다.
대학생 시절 모바일 앱 사업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경험을 거친 김병훈 대표는 2014년에 창업을 결심했다. 대학 시절 4년 동안 여러 아이템에 도전하며 실패를 겪은 뒤 온라인 광고업으로 전향했고, 화장품 온라인 광고 대행을 맡아 초기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마케팅한 제품들이 제품력의 한계로 인해 판매가 급감하는 현상을 목격하며, 제품력이 우수한 화장품이 있다면 충분히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이에 자신이 직접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여 판매하기로 결심, 현재의 에이피알과 에이프릴 스킨을 창업했다.
김 대표는 회사 설립 당시 부모님의 도움 없이 독립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24살에 사업에 뛰어들어 36살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휴가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젊음을 자신의 사업 성장의 원동력 중 하나로 꼽으며, 특히 황금연휴를 이용해 경쟁자들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열정과 시간 투자가 에이피알의 성장을 이끈 주요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의 리더십 아래 에이피알은 올해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하는 성과를 달성했으며, 일반청약에서는 약 13조9100억 원의 청약증거금을 모으며 111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 상장으로 창업자 김병훈 대표는 약 175억원 가량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상장 후 김 대표의 지분은 248만 4854주로, 공모가 기준으로 6200억원에 달하게 된다.
최소 청약 기준으로 균등배정된 주식 수는 0.06주로, 이는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 중 6%만이 에이피알 공모주를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수요예측에서는 6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최종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 범위를 넘어선 25만 원으로 확정되었으며, 이에 따른 기업 가치는 1조8960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에이피알은 상장을 위한 납입을 마치고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