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만 500만원?”…초비상 사태, 30년 만에 만지작거리는 정부의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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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상승
기름값 상승 / 출처 : 연합뉴스

3월 6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셀프 주유소. 단 5분 사이 자동차 12대와 오토바이 7대가 줄지어 섰다.

리터당 휘발유 가격이 1800원대로, 인근 주유소보다 300원가량 저렴했기 때문이다. 60대 남성 윤 씨는 “위쪽 주유소랑 300원 차이가 나서 일부러 찾아왔는데, 그새 200원씩은 오른 것 같다”며 혀를 찼다.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930.52원을 기록하며, 엿새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서울 중구 일대에서도 주유소에 따라 최저 1800원대 중반에서 최고 2299원까지 500원 가까운 가격 편차가 발생했다. 중동 리스크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이 본격 반영되기도 전에 국내 기름값이 먼저 치솟으면서, 운전자들은 ‘최저가 주유소 사냥’에 나서고 있다.

주유소마다 500원 차이…”더 오르기 전에 넣자”

기름값 상승
기름값 상승 / 출처 : 뉴스1

3월 6일 기준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41.45원 오른 1930.52원을 기록했다.

3월 첫째 주 주간 상승폭은 55.3원에 달한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하루 만에 휘발유 100원, 경유 200원 이상 오르는 사태가 벌어졌다. 서울 중구에서만 같은 날 주유소 10여 곳의 가격이 최저 1800원대부터 최고 2299원까지 천차만별이었다.

“기름값이 여기 기준 1500원 정도였는데 1800원이니까 많이 오른 셈이다.

한 번 결제에 5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8만 원쯤 될 것 같다.” 최저가 주유소를 찾아온 58세 운전자 김 씨의 말이다. 가격 급등에 “더 오르기 전에 넣자”는 선구매 심리가 확산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셀프 주유소에 차량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물류·배달·농산물…산업 전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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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상승 / 출처 : 연합뉴스

기름값 상승의 타격은 운송업계로 직격탄을 날렸다. 트럭 7대를 포함해 총 11대 차량을 운용하는 물류업체 관계자 유 씨(50대)는 “유류비가 한 달에 400만~500만 원 정도 되는데, 외주 물류비도 수천만 원 단위라 모든 부담이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농산물 유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가락시장에서 중구 신당동까지 과일을 운반하는 과일가게 사장 이 씨(60세)는 “딸기가 어제보다 가격이 10~15% 올랐다. 기름값이 만 원 들어갔던 게 1만2000~3000원으로 뛰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겨울철 비닐하우스는 LNG로 난방하는데, 원유가 오르면 다 오른다. 난방비 상승으로 생산 원가가 올라가고 구매 단가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택시 기사 김 씨(56세)는 “아직 영향은 크지 않지만 이제 시작인 것 같아 걱정된다. 회사 택시보다 자비 부담하는 개인택시가 타격이 더 클 것”이라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오토바이 배달원 이 씨(37세)도 “한 번 주유에 만 원 정도지만 아무래도 영향이 있다”고 했다.

30년 만에 ‘최고가격제’ 검토…업계 “정유사 공급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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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상승 / 출처 : 연합뉴스

정부는 3월 6일 한국석유관리원 직원과 지자체 환경과 공무원을 동원해 전국 주유소 합동 점검에 나섰다.

중동 전쟁 발발 이전에 국내 기름값이 선제적으로 급등한 데 대해 “재고 장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30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최고가격제는 정부가 판매 가격 상한선을 정하는 제도로, 시장 왜곡 논란이 있지만 급등세를 억제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즉각 반박 자료를 냈다. 협회는 “가격 상승의 1차 원인은 정유사 공급가격 인상”이라며 “주유소는 소매 유통업으로 정유사 공급가격 변동에 직접 영향을 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협회에 따르면 유류세를 제외한 주유소 유통비용 비중은 전체의 4~6% 수준에 불과하며, 과당 경쟁 구조에서 일부 주유소는 적자를 감수하며 판매하기도 한다.

기름값 상승
기름값 상승 / 출처 : 연합뉴스

현장에서 만난 운전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경유를 주유한 한 운전자는 “오를 땐 번개처럼 올리고 내릴 땐 거북이처럼 내리는 게 문제다.

최고가격제가 생기면 재고 장사하려 올리는 것과 차이가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찬성했다. 반면 한 주유소 직원은 “전쟁이 안 끝나면 세금 인하에 한도가 있어 국가가 가격을 잡아줘도 완전히는 못 잡을 것. 가격 흐름대로 가는 게 낫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국제유가 급등의 직접 원인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70.7%가 중동에서 들어오며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통상 국제유가 상승분이 국내에 반영되는 데 2~3주 시차가 있지만, 주유소들이 선제적으로 가격을 올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더 오르기 전에 넣자”는 선구매 수요로 재고 소진이 빨라진 점도 체감 가격 상승을 키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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