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 유로(한화 약 297만원) 지갑 주운 30대 노숙인
경찰에 갔다준 사실 알려지자 돈벼락
한국과는 다르게 소매치기로 유명한 유럽의 유명 관광지들.
치안이 안 좋기로 소문난 유럽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뜻밖의 선행을 펼친 노숙자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20년 방송된 MBC 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는 네덜란드에서 와 한국 생활 2년 차인 스티븐이 출연했다.
당시 스티븐은 한국에 방문한 뒤 가장 놀랐던 점에 대해 “카페에 친구와 갔는데, 노트북을 테이블에 둔 채 화장실에 갔다. 이 모습을 보고 정말 놀랐다. 친구가 ‘내 거인데 누가 가져가겠냐’라고 했다”며 “암스테르담에서는 그렇게 놔두면 다 가져간다”고 고백했다.
이에 함께 출연했던 그리스 출신 안드레아스 또한 “이탈리아에서도 다 훔쳐간다”라고 말했고, 옆에 있던 남아공 출신 저스틴은 “우리나라에서는 주머니 안에 있는 휴대폰도 위험하다”며 열악한 치안 상황을 전했다.
이러는 와중에 최근 암스테르담에서는 큰 돈을 든 지갑을 주워 경찰에게 맡긴 노숙자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 27일 AFP통신에 따르면 암스테르담의 노숙자인 하저 알알리는 길에서 2000유로 (한화 약 297만원)이 든 지갑을 주웠다.
그는 18개월 째 노숙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당시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빈 병을 모아다가 팔던 중 우연히 지갑을 주웠고 원래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그대로 경찰서에 찾아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온라인 모금 사이트를 통해 하저를 위해 거액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형편이 어려운 노숙자인 하저는 하루 동안만 약 3만 4000유로 (한화 약 5000만원)을 모금받았고, 어떤 이는 그에게 일자리를 제안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경찰은 하저에게 “정직함으로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 이에 대한 보상으로 선량한 시민들에게 수여하는 ‘은 엄지손가락’ 상과 더불어 50유로 (한화 약 7만 4000원) 상당의 사례금이 지급됐다”고 밝혔다.
한편, 하저가 찾아준 지갑에는 신분증이나 연락처가 없었으며, 1년 이내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하저의 몫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