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8학군 학생들이 줄줄이?”…교실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 대체 왜

강남 3구에 자퇴생 몰려
검정고시 응시자 3만명 돌파
SKY대 검정고시 출신 역대 최다
자퇴
강남3구 학업중단율 집중 현상 / 출처 : 연합뉴스

서울 강남 지역에서 충격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강남구와 서초구 일반고에서는 재학생 100명 중 3명 가까이가 중도에 학교를 떠난 것이다. 이는 한 학년 300명 학교 기준으로 매년 8명이 공교육을 포기하고 있는 셈이다.

학교를 떠난 이들이 선택한 대안은 검정고시와 수능 올인 전략이다.

강남 3구, 전국 최고 자퇴율 기록

한국교육개발원이 10일 발표한 행정구역별 학업중단율 통계는 충격적인 현실을 드러냈다. 지난해 서울 일반고 학업중단율 상위 3곳이 모두 강남 3구에 집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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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 학업중단율 집중 현상 / 출처 : 연합뉴스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2.7%로 공동 1위를 기록했고, 송파구도 2.1%로 3위에 올랐다. 모두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더 심각한 것은 이 현상이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강남구의 학업중단율은 2021년 1.4%에서 2022년 1.9%, 2023년 2.2%를 거쳐 지난해 2.7%까지 상승했다.

서초구 역시 2021년 1.3%에서 지난해 2.7%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송파구도 2021년 1.0%에서 2024년 2.1%로 급등했다.

검정고시 응시자 3만명 돌파, SKY대 진학 효과까지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는 근본 원인은 내신 성적에 대한 부담이다. 특히 강남 지역 일반고에서는 한 번의 실수가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에서 점수가 조금만 떨어져도 내신 등급을 회복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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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 학업중단율 집중 현상 / 출처 :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일부 학생들은 과감한 선택을 한다.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치른 뒤, 수능 성적만으로 대학 진학을 노리는 것이다.

검정고시 응시자 수 증가가 이를 뒷받침한다. 고졸 검정고시에 응시한 10대 학생은 2021년 2만4,498명에서 2024년 3만3,286명으로 늘었으며, 2025년에는 3만5,97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25학년도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신입생 중 검정고시 출신은 259명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하며 최근 8년 사이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2018년 80명과 비교하면 무려 223.8% 급증한 것이다.

학교별로는 연세대 122명, 고려대 90명, 서울대 47명이 검정고시 출신으로 입학했다.

5등급제 도입으로 더욱 가속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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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 학업중단율 집중 현상 / 출처 : 연합뉴스

올해 고1부터 시행되는 내신 5등급제는 이런 흐름에 기름을 부을 전망이다. 기존 9등급제보다 등급 간 격차가 커지면서 경쟁 압박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5등급제에서는 상위 10%만 1등급을 받을 수 있고, 11~34% 구간은 모두 2등급으로 묶인다”며 “1등급을 놓친 학생들의 고민이 훨씬 깊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1학기에 1등급을 받지 못한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자퇴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공교육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성적 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학교를 떠나면 일반고의 교육 여건이 악화되고, 학력 격차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내신 부담을 피해 검정고시를 선택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합리적 판단일 수 있지만, 공교육 전체로 보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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