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먹튀는 옛말 “외국인이 효자?”…정부의 ‘특단 대책’, 결과 봤더니

외국인 건보 8년 연속 흑자…작년 9천억 돌파
적자 논란 중국도 반전, 55억 흑자로 전환
상호주의 논쟁 속, 차별 아닌 현실 논의 필요
외국인 건보 흑자
출처 : 연합뉴스

외국인이 국내 건강보험에 무임승차한다는 오래된 오해가 사실과는 정반대였다는 점이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이 무색하게,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은 최근 8년 연속 흑자를 이어오며 그 규모까지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2023년에는 7,308억 원, 작년에는 무려 9,439억 원에 달하며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건강보험에 낸 돈이, 그들이 병원에서 실제로 받아간 혜택보다 훨씬 많았다는 이야기다.

“무임승차”의 반전…흑자로 돌아선 중국, 건보 효자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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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더 놀라운 변화는 그간 재정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던 중국 국적 가입자의 수치다.

2018년 1,509억 원 적자에서 시작해 2023년에는 27억 원까지 적자 폭을 줄였고, 마침내 지난해 55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비판의 화살을 맞던 대상이 이제는 제도 안정화의 상징이 되어버린 셈이다.

이뿐만 아니라 베트남, 네팔, 미국, 캄보디아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가입자들이 각각 수백억 원 대의 흑자를 기록하며 전체 재정 건전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정부의 지속적인 제도 개선이 있다. 과거에는 외국인이 국내 입국 직후 직장가입자의 가족으로 등록해 보험료 없이 고액 진료를 받고 출국하는 일이 잦았다.

외국인 건보 흑자
출처 : 연합뉴스

이를 막기 위해 2019년에는 일정 기간 이상 체류한 외국인만 건보 가입을 허용했고, 2023년부터는 6개월 이상 거주해야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도록 요건을 강화했다.

병의원에서 신분증으로 본인 확인을 의무화한 조치도, 건강보험증 불법 도용을 차단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실제로 이들 정책만으로도 연간 121억 원의 재정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정치권 일부에서는 ‘상호주의’ 원칙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받는 건보 혜택을, 그들의 모국이 우리 국민에게 제공하는 수준에 맞춰 조정하자는 입장이다.

이젠 퍼주기가 아니라 ‘기여’…건보 논의, 혐오 아닌 현실로

그러나 정부는 이런 움직임에 신중하다. 자칫 특정 국가를 겨냥한 차등 적용이 외교적 마찰을 부를 수 있고, 국제 통상 규범에도 어긋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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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게다가 국내 체류 외국인 다수는 의료 보장 수준이 낮은 개발도상국 출신이다. 출신국 기준의 상호주의는 결과적으로 국적에 따른 차별을 정당화하는 셈이 될 수 있다.

결국 외국인 건강보험은 ‘퍼주기’라는 오해를 넘어, 실질적인 재정 기여자라는 새로운 얼굴을 드러냈다.

이제는 혜택의 기준을 국가 간 대칭 논리로 단순히 끼워 맞출 것이 아니라, 국익과 인도주의, 차별금지라는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제도가 낳은 성과를 바탕으로, 혐오보다 현실을 직시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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