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성과 다 묻힌다”…당내 심상치 않은 기류에 ‘발칵’

민주당, 대통령 순방 속 지도부·강경파 엇박자 표면화
검사장 고발·내란전담재판부로 갈등 불씨 확대
지선 앞둔 선명성 경쟁까지 겹치며 내부 긴장 고조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순방 기간,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조용히 숨을 고르는 듯 보이던 분위기가 어디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한 걸까.

최근 여당 내부에서는 지도부의 신중한 행보와 법사위 강경파의 공격적 움직임이 엇갈리며 미묘한 긴장감이 번지고 있다.

대통령의 외교 무대가 한창인데 왜 당 안에서는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걸까. 이 질문이 이번 상황의 핵심을 관통한다.

검사장 고발·내란전담재판부로 번진 긴장…당내 갈등 전면화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잡은 흐름은 비교적 명확하다. 대통령의 순방이 이어지는 동안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고 국정운영의 집중도를 높이자는 계산이다.

외교 성과를 국내 정치 소음이 덮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하지만 이 조심스러운 접근이 당 전체의 속도를 묶어두지는 못했다.

법사위 강경파 의원들은 이미 검사장 고발을 예고하며 한발 앞서나갔다. 지도부와 충분한 교감이 있었는지를 둘러싸고 말이 갈리지만, 김병기 원내대표가 드러낸 불편한 기류만 보더라도 이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음은 어렵지 않게 짐작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문제로 불씨는 더 크게 번졌다. 지도부는 위헌 논란과 파장을 고려해 속도를 조절하려 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공개석상에서 지도부를 압박하며 정면 돌파를 주장했다.

강경론의 동력은 ‘선명성 경쟁’…내부 온도차 더 커지나

왜 이들은 굳이 지금 이 시점에 강한 목소리를 내는 걸까.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둔 선명성 경쟁이 그 배경에 깔려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김병기 원내대표가 “자기 정치”라는 표현까지 쓰며 불쾌함을 드러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럼에도 강경파는 자신들의 움직임이 사전 논의 없는 기습 행동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들은 이미 관련 질의와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만큼 소통 부재라는 비판은 과하다고 말한다.

이런 주장과 반박을 둘러싼 갈등은 정치적 방향성의 차이를 넘어, 내부 소통 방식과 당 운영의 리듬이 어긋나고 있음을 드러낸다. 당내 서로 다른 속도가 만들어내는 불협화음이 어디까지 확산될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대통령 순방이 끝나고 국회가 다시 본격적인 일정에 들어서면 여당은 핵심 현안을 어떻게 정리해 나갈까.

지도부의 신중함과 강경파의 속도감 있는 움직임 사이에서 당의 전략이 어떤 균형을 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향후 추이를 면밀히 지켜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