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으로 떠난 22세 차수현 씨
후배 위해 600만 원 장학금 기부
마지막 가는 길에도 선한 영향력
“제 대신 꿈을 이뤄줄 후배들을 위해 써 주세요.”
스물두 살 여대생이 대장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뜻밖의 유산이 있다. 대구대 생물교육과 차수현 씨의 아버지 차민수 씨(55)는 딸이 생전 아르바이트로 모은 600만 원을 대학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지난 11일 대구대는 차수현 씨의 사연을 전하며, 그의 아버지가 딸이 모은 돈을 대학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차수현 씨는 2021년 교사의 꿈을 품고 대구대 생물교육과에 입학했지만, 입학 직후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이라는 병을 진단받았다.
이 질병은 대장과 직장에 수백, 수천 개의 선종이 생기는 병으로, 그의 아버지도 같은 병으로 오랜 기간 투병해 왔다.
수술보다는 자연치유를 택한 수현 씨는 성치 않은 몸으로 3년간 학업을 이어갔다. 교수 연구실에서 연구 학생으로 활동하며,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꿋꿋이 캠퍼스 생활을 지속했다.
그렇게 차 씨는 교내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어렵게 600만 원을 모았다.
그러나 지난해 크리스마스 무렵, 병세가 악화하여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고, 결국 지난 6월 초에 스물두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수현 씨는 병상에서 아버지에게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후배들을 위해 사용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그는 “제가 이루지 못한 꿈을 후배들이 대신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쓰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딸의 마지막 바람을 이루기 위해 600만 원을 사범대학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차 씨는 “교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면 모두 딸처럼 느껴진다”며 “딸의 소중한 뜻이 담긴 돈이 후배들에게 작은 응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구대는 차수현 학생의 꿈을 기리기 위해 그가 생활했던 사범대학 건물과 아르바이트를 했던 가게 근처 벤치에 이름과 추모 문구를 새기기로 결정했다.
이 소식을 들은 많은 네티즌들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마지막 가는 길에도 선한 영향력을 끼쳐주셨네요”, “하늘나라에서 못 이룬 꿈 이루시길 바랍니다”와 같은 애도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렇게 훌륭한 따님을 두신 부모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실지…따님의 마음은 언제나 함께 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