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휴식하는 청년들 증가세
한국 뿐 아니라 선진국도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쉰다더라고요. 처음엔 의욕이 없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게 저희 아이만 그런 게 아니었네요.”
자녀가 구직을 포기했다는 부모의 말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문제는 이 현상이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청년들이 ‘단순한 휴식’을 넘어 아예 ‘노동시장 밖으로 이탈’하는 현상이 한국뿐 아니라 미국, 영국, 호주 같은 주요 선진국들에서도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청년이 일하지 않는 사회’가 공통의 과제가 됐다.
청년 실업, 다시 오르기 시작한 그래프

한국에서는 한동안 감소하던 청년 장기 실업자가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4월 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5~29세 청년층 장기 실업자 수는 6만 9천명으로 전년보다 2천명 증가했다. 전체 장기 실업자 가운데 청년층 비중은 무려 30.2%로 가장 높았다.
문제는 단지 실업자가 늘었다는 것이 아니다. 취업을 시도하다 포기하고 ‘그냥 쉰다’고 답한 청년이 50만명을 넘었다.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그 중 약 71%는 과거에 일한 경험이 있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구직 자체를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취업 경험 후 실망 끝에 노동시장에서 아예 등을 돌린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경총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청년층이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원하는 일과 실제 시장의 수요가 맞지 않다”며, 노동시장 미스매치가 본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선진국도 ‘월급날 생존’에 매달린다

이런 고용 위기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청년층을 포함한 근로자들이 ‘Paycheck to Paycheck’—즉, 월급에서 월급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삶—에 내몰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 10만 달러(약 1억 3천만 원)를 벌고도 매달 수중에 남는 돈이 수백 달러에 불과한 직장인들이 수두룩하다. 63%의 미국인이 ‘월급 생존자’라는 통계가 지난해 공개되며 사회적 충격을 줬다.
호주에선 생활비로 수입의 75% 이상을 지출하는 국민이 절반에 가까웠고, 카드 대금이나 청구서를 제때 내지 못한 경험도 10명 중 3명에 달했다. 영국에선 공공의료(NHS) 시스템 붕괴 조짐까지 보이며, 생활의 기본 조건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경제전문가 애덤 케이시는 “10명 중 4명은 한 달 이상 버틸 저축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시스템 전체의 위기’라고 경고했다.
고용 시스템 붕괴, 세대의 희망을 앗아가다

이처럼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은 단순한 고용 통계로 끝나지 않는다. 경제적 자립이 어려워지면서 결혼, 출산, 주거 안정까지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의 저출산 문제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심리적 이탈’이다. 취업 실패와 장기 실업은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은둔형 외톨이, 무기력증 등 사회적 문제로 번지고 있다. 사회적 연결이 끊긴 청년들은 다시 노동시장으로 돌아오기도 쉽지 않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실업 기간이 한 달 늘어나면 취업 확률이 1.5%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시장에서 멀어진 청년일수록 돌아오기 어려운 구조다.
구조적 대응 없이는 ‘전 세계적 무기력’ 고착된다

전문가들은 청년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 민간과 정부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경총은 “단순한 직업 알선이 아니라, 산업현장에 맞춘 직업훈련과 기업 주도의 고용지원 프로그램 확대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SSAFY, LG의 LG에이머스 같은 민간 주도 청년 교육 프로그램은 직무 역량 향상과 취업 연계 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도 ‘고용 구조 개혁’, ‘생활비 안정화’, ‘금융 교육 강화’ 같은 다층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도 ‘월급날을 기다리며 버티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 기울이는 것이다. 그들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다음 세대의 침묵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은 쉬는게 맞다. 뭐 할게 있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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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할게없는게 아니라 취업에 대한 눈만 높아져서 그런게 아닐까요? 중소기업 들어가면 먹고살기 힘들다는 인식만 강해져서 차라리 대기업이나 공기업 준비하면서 실업수당 받는게 낫다라는 인식때문이 아닐까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