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화 사회가 심화되면서 노년층의 인지 기능 저하와 심혈관 질환은 개인의 삶의 질은 물론 사회적 비용 측면에서도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흔히 접할 수 있는 과일인 딸기가 65세 이상 고령층의 뇌 기능과 혈압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샌디에고 주립대학 연구팀은 최근 심혈관 분야 국제학술지 ‘영양, 대사 및 심혈관 질환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딸기를 규칙적으로 섭취한 고령층에서 인지 처리 속도와 항산화 능력이 개선되고 수축기 혈압이 낮아지는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평균 연령 72세의 건강한 노인 35명을 대상으로 8주간 진행됐다. 연구팀은 신선한 딸기 2컵 분량에 해당하는 동결건조 딸기 분말 26g을 매일 섭취하도록 한 뒤 다양한 건강 지표를 측정했다. 크로스오버 설계 방식을 적용해 개인차를 통제하고 신뢰도를 높였다.
매일 딸기 2컵, 뇌와 혈관에 긍정적 변화

연구 결과 딸기 섭취군은 정보 처리 속도가 유의미하게 향상됐고, 수축기 혈압이 의미 있게 감소했다. 특히 체내 항산화 능력이 크게 증가한 반면, 대조군에서는 오히려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대조군에서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증가한 것과 달리 딸기 섭취군은 증가하지 않았고, 허리둘레도 시간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딸기에 풍부한 폴리페놀, 안토시아닌, 엘라지탄닌 등의 성분이 고령층의 인지기능과 심혈관 건강 개선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들 성분은 항산화 및 염증 조절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뇌 신경 보호와 혈관 내피 기능 개선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건강한 노인만 대상, 질환자 효과는 미확인

다만 이번 연구에는 명확한 제한점이 있다. 연구팀 스스로 “건강한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만큼, 이미 심혈관 질환이나 인지 저하가 있는 노인에게도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즉, 현재 결과는 질병이 없는 건강한 고령층의 예방 효과에 한정되며, 기존 질환자에 대한 치료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
또한 표본 규모가 35명으로 비교적 소수이고, 에피소드 기억력의 경우 딸기 섭취군에서는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대조군에서만 향상되는 등 선택적 효과가 나타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딸기가 긍정적 효과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과일 섭취만으로는 부족하며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 등 종합적인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베리류 전반의 심혈관 보호 효과 재조명

딸기 외에도 베리류와 각종 과일의 심혈관 건강 효과에 대한 연구는 계속 축적되고 있다.
블루베리를 주 3회 이상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마비 위험이 32% 낮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석류를 규칙적으로 섭취하면 수축기 혈압이 5~8mmHg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과의 펙틴과 폴리페놀은 장내 콜레스테롤 흡수를 차단하고, 바나나와 오렌지 같은 칼륨 풍부 과일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 조절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과일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권장되며, 하루 신선 딸기 2컵은 약 26g의 동결건조 분말에 해당하는 양으로, 꾸준히 섭취할 경우 예방의학적 관점에서 의미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일상적인 식습관 개선만으로도 노년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건강한 고령층의 예방 효과에 국한된 만큼, 기존 질환이 있다면 전문의 상담을 통한 종합적 관리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