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삼성·LG·한화 등 주요 대기업을 직접 거명하며 협력사 상생 노력을 공개 칭찬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1500억원 규모의 납품 대금을 앞당겨 지급한 것에 대한 격려로, 대통령이 특정 기업들의 경영 관행을 공개 석상에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대통령은 13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풀밭이 건강하고 토끼가 살아야 호랑이도 살 수 있다”며 “상생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삼성과 LG그룹의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그룹에 대해서는 “파업 손배소 취하, 하청업체 근로자 동등임금 지급에 이어 연관 기업 간 상생협력까지 선진적 산업문화 실천은 본받을 만하다”고 강조했다.
설 앞두고 1500억 ‘현금 지원’…중소기업 숨통 트인다

이날 세 그룹이 발표한 조기 납부 규모는 총 1509억원에 달한다. 삼성그룹은 12개 계열사가 730억원을, LG그룹은 8개 계열사가 600억원을 각각 협력사에 예정보다 앞당겨 지급했다.
LG는 기존 일정보다 최대 2주를 당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179억원 규모의 조기 납부와 함께 ‘상생협력 선포식’을 열고 성과 공유제 도입, 상생협력 펀드 확대, 협력사 연구개발 지원 강화 등을 약속했다.
음력설 연휴 기간은 중소 협력사들의 현금 흐름이 가장 악화되는 시기다. 직원 명절 상여금과 보너스 지급, 설 선물 구매 등으로 지출이 집중되는데 대금 결제가 지연되면 자금난이 심화된다.
대기업의 조기 납부는 이 같은 ‘설 자금난’을 완화하는 직접적 효과가 있다. 주목할 점은 세 그룹의 발표가 13일 오후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와 재계 간 사전 조율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화의 ‘3단계 변신’…노동·상생 모범 사례로

이 대통령이 한화그룹을 특별히 강조한 배경에는 최근 일련의 변화가 있다. 한화는 파업 과정에서 제기했던 손해배상청구를 취하하고, 하청업체 근로자에게 동등 임금을 지급하는 등 노동·상생 분야에서 선제적 개선을 보였다. 이번 상생협력 선포식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26년 신년사에서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함께 먼 길’ 철학을 강조한 바 있다. 이는 한화가 기업 문화 전환 노력을 보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대통령이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다른 대기업들에 대한 압박이자, 상생 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더 많은 대기업 동참” 독려 신호…정책적 압박 강화 전망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격려를 넘어 정책적 시그널로 받아들여진다. “어려운 대내외적 위기를 함께 손잡기 기회로 바꿔 나가길 소망한다”는 표현에서 드러나듯, 현재 경제 상황에서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이 절실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선순환 구조 확대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대통령이 X를 통해 공개적으로 특정 기업을 칭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더 많은 대기업의 동참을 독려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로 조기 납부는 처음이 아니지만, 이렇게 공개적으로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지속적 성장과 발전은 활력 넘치는 상생적 산업생태계에서만 가능하다”며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의 지속적이고 호혜적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씨앗을 보는 것 같아 즐겁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상생 생태계’를 핵심 경제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음을 재확인한 것으로, 향후 대기업에 대한 정책적 압박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