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메타도 “사활 걸었다“…물밑 움직임에 전 세계 ‘들썩’

스마트폰 이후 차세대 기기 경쟁
AI와 AR 융합의 현실화
데이터 패권을 향한 질주
스마트 안경
스마트 글래스 / 출처 : 연합뉴스

“한발 늦으면 모든 걸 잃는다.” 거대한 IT 기업들이 입을 모아 내뱉는 경고 속에서, 스마트폰을 넘어서는 차세대 기기의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 구글, 메타, 애플까지 글로벌 빅테크가 앞다퉈 뛰어드는 무대는 바로 ‘스마트 안경’이다.

세계를 호령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안경’이라는 작은 기기에 회사의 미래를 걸고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의 조급함 뒤에는 스마트폰 이후의 세상을 지배하려는 치열한 야망이 숨어있다.

메타, 하이퍼노바로 승부 건다

스마트 안경
스마트 글래스 / 출처 : 연합뉴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8월 18일(현지시간), 메타가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첫 스마트 안경 ‘하이퍼노바(Hypernova)’를 곧 공개한다고 보도했다. 기존 레이밴 스마트 안경과 달리, 이번 신제품은 렌즈 디스플레이를 통해 문자, 영상, 지도 등 다양한 정보를 눈앞에 바로 띄울 수 있다.

가격도 예상보다 낮췄다. 800달러(약 111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이는 시장 보급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메타가 수익성보다 초기 점유율을 택했다”고 전했다.

메타는 이미 지난해 AR 안경 ‘오라이언(Orion)’을 공개하며 스마트폰 대체 가능성을 강조했다. 당시 마크 저커버그 CEO는 “지금까지 AR은 투박한 헬멧과 고글뿐이었지만, 이제 안경이 새로운 컴퓨팅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구글·삼성, 10년 만에 재도전

스마트 안경
스마트 글래스 / 출처 : 뉴스1

구글 역시 지난 5월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행사에서 스마트 안경을 선보였다. 2013년 내놨다가 사라진 ‘구글 글라스’ 이후 10년 만의 귀환이다.

현장 시연에서는 지도 길안내, 실시간 번역, 주변 환경 인식 기능이 소개됐다. 다만 네트워크 문제로 기능이 끊기기도 했으나, 관중의 박수는 뜨거웠다.

특히 이번 구글 안경은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된 시제품이었다. 두 회사는 XR(확장현실)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에 이어, 안경 부문에서도 협업을 확장했다.

안경 디자인에는 한국의 젠틀몬스터와 미국의 와비 파커가 참여했다. 샤람 이자디 구글 안드로이드 XR 부사장은 “삼성과 함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생태계를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안경
스마트 글래스 / 출처 : 워킹캣

삼성은 소프트웨어 생태계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글라시스 매니저(Glasses Manager)’라는 소프트웨어 상표를 출원했는데, 이는 여러 XR 기기를 통합 관리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

업계는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삼성의 첫 XR 헤드셋에 이 소프트웨어가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향한 도박

왜 이토록 많은 자본과 인력이 스마트 안경에 쏟아지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이유를 네 가지로 압축한다. 첫째는 차세대 플랫폼 선점이다. 이미 포화 상태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다음 혁신 기기를 잡는 기업이 ‘공간 컴퓨팅 시대’의 승자가 된다는 것이다.

둘째는 폭발적인 시장 성장 가능성이다.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스마트글래스 시장 규모가 2025년 2,535억 달러에서 2032년 1조 6,254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기업들이 불확실성을 감수하며 과감히 투자하는 배경이다.

스마트 안경
스마트 글래스 / 출처 : 연합뉴스

셋째는 AI와의 결합이다. 사용자가 보는 것을 AI가 즉시 분석해 통역, 길 안내, 건강 관리까지 제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도다. 제조, 물류, 의료, 교육 현장에서 원격 협업과 훈련이 가능해진다. 이는 초기 수익 모델을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성배’가 된 데이터 전쟁

그러나 더 근본적인 이유는 데이터다. 스마트 안경은 사용자가 ‘보는 것, 듣는 것, 머무는 곳’을 모두 기록한다. 기존 스마트폰이 입력된 정보만 모았다면, 스마트 안경은 현실 세계 자체를 데이터화한다. 이는 빅테크가 간절히 원하는 ‘성배(Holy Grail)’다.

카메라가 무엇을 보는지, 마이크가 어떤 대화를 담는지, GPS가 어느 장소에 머무는지, 시선이 무엇에 머무는지까지 모두 수집된다. 저커버그는 “AI의 완성은 결국 당신이 보는 것을 보고, 듣는 것을 듣는 데 있다”고 말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마트 안경
메타 / 출처 : 연합뉴스

이 데이터는 곧 맞춤형 광고와 초개인화 서비스로 이어진다. 특정 브랜드의 신발을 10초간 바라본 사용자에게 즉시 할인 정보가 뜨는 식이다. 광고 시장은 물론, 메타버스와 AR 클라우드 구축까지 모든 미래 사업의 기반이 된다.

물론 넘어야 할 장벽도 있다. 기술적 완성도, 가격 안정화, 무엇보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다. 현실 세계를 그대로 담아내는 만큼 사생활 침해 우려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테크는 멈추지 않는다. 스마트폰에서 모바일 혁명을 주도했던 기업들이 다시 한번 ‘눈앞의 세상’을 놓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늦추는 순간, 판은 이미 뒤집혀 있을지 모른다.

0
공유

🤖 AI에게 기사 관련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안녕하세요! 기사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신가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Copyright ⓒ 더위드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