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외식기업들이 5년 만에 해외 진출 지형도를 완전히 바꿨다. 한때 독보적 1위였던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고, 미국을 새로운 주력 시장으로 삼는 ‘대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5일 발표한 ‘2025년 외식기업 해외 진출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외식기업은 전 세계 56개국에 122개 기업, 139개 브랜드, 총 4644개 매장을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대비 매장 수는 24.8% 증가했지만, 그 이면에는 극적인 시장 재편이 숨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미국이 중국을 밀어내고 K-외식 기업의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2020년 중국은 1368개 매장으로 압도적 1위였지만, 2025년에는 830개로 39.3% 급감하며 2위로 밀려났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매장은 528개에서 1106개로 109.5% 폭증하며 전체 해외 매장의 23.8%를 차지하는 단독 1위로 올라섰다.
한한령 여파…중국 매장 5년간 538개 증발

중국 시장 급감의 배경에는 2016년부터 시작된 ‘한한령(限韓令)’의 지속적 영향이 있다. 한류 콘텐츠에 대한 중국의 비우호적 정책으로 한국 브랜드의 현지 진출이 어려워진 데다, 2020년 이후 중국 내 현지 경쟁 심화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시장은 정치적 리스크가 크고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져 대형 브랜드들이 미국과 유럽 같은 고수익 시장으로 자원을 재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진출 기업 수는 134개에서 122개로 8.96% 감소했지만, 매장 수는 오히려 24.8% 늘어나 ‘선택과 집중’ 전략이 뚜렷해졌다.
치킨·빵이 해외 공략 주역…전체의 64% 차지

업종별로는 치킨전문점과 제과점업이 해외 진출의 양대 축으로 자리 잡았다. 치킨전문점은 1809개 매장(39.0%)으로 1위, 제과점업은 1182개 매장(25.5%)으로 2위를 차지하며 두 업종이 전체 해외 매장의 약 64%를 점유했다. BBQ, 본촌치킨,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이 미국 시장에서 ‘K-베이커리 벨트’를 형성하며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시장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베트남은 2020년 462개에서 2025년 634개로 37.2% 증가하며 3위를 유지했고, 필리핀(292개), 태국(232개)을 포함한 동남아 지역이 전체의 36.2%를 차지했다. 일본은 85개에서 143개로 68.2% 급증하며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전체 비중은 3.1%로 아직 크지 않다.
“양적 팽창 넘어 질적 성장 단계 진입”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변화를 “과거 교민 위주의 시장에 머물렀던 K-외식이 현지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4차 한류의 핵심 콘텐츠로 진화했다”고 평가했다. 드라마와 SNS를 통해 한국 음식을 접한 젊은 층이 일상적인 외식문화로 받아들이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정경석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과거 양적 팽창을 넘어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질적 성장기에 진입했다”며 “외식기업과 식자재 수출을 연계하는 패키지 지원을 강화해 K-외식의 지속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일본 시장의 잠재력에도 주목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일본은 진입 장벽이 높지만 일단 안착하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며 “현재 68.2%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만큼 향후 미국 다음의 유망 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