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된 구리 “한 달 동안 12km나 사라졌다”…누구 소행인지 봤더니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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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전선 절도 / 출처 : 연합뉴스

전남 신안·무안·해남 일대의 전봇대에서 약 12km에 달하는 전선이 사라졌다.

한 달여간 42차례에 걸쳐 6,000만 원 상당의 전선을 훔친 범인은 다름 아닌 8년 경력의 전직 배전공이었다. 전력 인프라의 구조를 훤히 꿰뚫고 있던 내부자가 전문 지식을 범죄에 악용하면서, 우리 사회 기반시설의 보안 허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전남 신안경찰서는 상습절도 혐의로 50대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2026년 1월부터 2월까지 인적이 드문 농로 주변 전봇대를 노려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2월 5일 신안 압해읍에서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으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불구속 상태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이 충격적인 이유는 범행의 정교함에 있다. A씨는 한국전력 협력업체에서 약 8년간 배전공으로 근무하며 쌓은 전문 지식을 총동원했다. 무엇보다 눈여겨볼 점은 그가 ‘중성선’만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사실이다.

8년 경력이 만든 ‘완벽한 범행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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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 절도 / 출처 : 연합뉴스

중성선은 회귀 전류를 처리하는 보조 전선으로, 전기 사용량이 적은 외딴 지역에서는 절단되어도 즉각적인 정전이 발생하지 않는다. A씨는 이 기술적 허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일반인은 알기 어려운 전력 시스템의 구조적 특성을 악용해, 한국전력의 감시망을 피해갈 수 있었던 것이다.

범행 장소 선정도 치밀했다. 인적이 드문 농로 주변의 전봇대를 골라 야간 시간대에 범행을 저질렀고, 전선 설치 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을 살려 신속하게 전선을 절단했다.

배전공 시절 익힌 작업 기법이 그대로 범죄에 적용된 셈이다. 약 12.6km에 달하는 전선을 42차례로 나눠 훔친 것도 한 번에 대량 절도 시 발각 위험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구리 가격 사상 최고치가 부른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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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 절도 / 출처 : 연합뉴스

A씨의 범행 시점은 우연이 아니었다. 경찰 조사 결과 2026년 1월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구리 가격이 1톤당 14,000달러(약 2,056만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직후 범행이 시작됐다. A씨는 훔친 전선에서 구리를 분리해 고물상 등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리 가격 급등과 금속 인프라 절도 범죄의 상관관계는 비단 이번 사건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3월 1일 경기 안성에서도 60대 B씨가 택지개발지구에 매설된 구리 전선 약 200m를 훔치려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B씨 역시 과거 해당 지구에서 근무하며 현장 구조를 파악하고 있었다. 귀금속 가격 변동이 전력·통신·건설 등 금속 인프라를 보유한 전 산업에 걸쳐 범죄 유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드러난 전력 인프라 보안의 빈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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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 절도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 전력 인프라의 구조적 취약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한 달여간 42차례의 범행이 이뤄졌음에도 적발이 지연된 것은 현장 감시 체계의 허점을 시사한다. 특히 중성선처럼 절단되어도 시스템 알림이 발생하지 않는 회선의 경우, 정기 순찰이나 원격 모니터링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배전공 등 기술 인력의 퇴직 후 동향 관리와 함께, 주요 설비에 대한 IoT 기반 실시간 감시 시스템 도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자의 전문 지식이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원천 차단하려면, 인력 관리와 기술적 보안 체계를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력 인프라는 국가 기간시설이자 국민 생활의 근간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자 범죄 예방 체계와 노후 설비 보안 강화, 귀금속 가격 급등 시 주요 인프라 집중 감시 등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여죄를 조사해 신병 처리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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